새벽기도 중에 '중보기도허브'라는 단어가 갑작스럽게 떠올랐다.
한 달여 동안 중보기도를 하면서 느낀 점 중에 하나가, 나를 위해 중보기도를 해 줄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나의 중보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내 기도 제목을 나누더라도 그 대상은 주위 몇몇 사람들에게 한정되고, 더 많은 사람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싶어도 누구에게 말을 해야 할지, 말을 했더라도 정말 그 사람이 날 위해 기도해줄지를 확신할 수 없다('기도할게'라는 접대성 멘트는 우리에게 너무나 일상적이지 않은가).
내가 기도 제목을 모으러 다닐 때, 다행히 도우심으로 때마침 기도를 필요로 하던 지체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기도해 줄 테니 네 기도 제목을 말해 줄래?' 라고 말을 했을 때, 품고 있는 기도 제목이 정리되어 있지 않거나 아예 제목조차 없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었다.
그래서, 중보 기도를 하고픈 사람과 중보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이어질 수 있는 끈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것을 이룰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오늘 '중보기도허브'가 생각난 것이다. 대략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실명으로 회원 가입하며 가명이라도 상관 없다. 회원은 자신의 기도 제목 게시판에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으로 기도 제목을 올린다. 이 기도 제목은 전체 게시판을 통해 공개된다. 기도 제목의 내용 중 사람의 이름이 나오기도 할 텐데 만약 사생활 침해가 문제가 된다면 작성자가 임의로 가명 처리를 하는 것이 좋다.
2. 회원들은 전체 게시판을 통해 공유되는 기도 제목 중에서 마음에 소원이 있는 것을 골라 '중보 기도 대상자 추가' 단추를 누른다. 그러면 자신의 개인 메뉴에서 '중보 기도 대상자'를 클릭하면 추가한 모든 사람의 이름이 뜨게 될 것이다. 대상자는 언제든지 추가와 삭제가 가능하다. 중보 기도 대상자로 추가할 때는 자신의 이름을 밝힐 것인지, 아니면 익명으로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3. 자신이 누군가의 중보 기도 대상자가 되면, 그 사람이 작성하는 모든 기도 제목의 상단에 '이 분을 위한 중보 기도자' 명단이 표시된다. 그 이름을 클릭하면 중보 기도자들의 기도 제목도 확인할 수 있다. 함께 기도로 동역하고 싶다면 중보 기도자들을 자신의 중보 기도 대상자로 추가하면 된다. 물론 익명의 중보 기도자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4. 개인 메뉴에서는 자신의 중보 기도 대상자들의 기도 제목을 정리하여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다. 기도 제목 최종 업데이트 순으로 정렬하여 체크박스로 선택하고 선택된 대상자들의 기도 제목을 원하는 크기 원하는 모양으로 출력한다. 종이에 출력한 기도 제목은 가지고 다니며 기도할 수 있다.
생각이 가지를 치며 마구 불어났다. 급한 마음에 먼저 prayershub.com 을 1년 결제했다. 하지만 더 기도하며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이루어질지는 알지 못하나 이 꿈은 선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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