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응답으로 얻은 직장이라 감사하다고 고백은 하지만, 사실 우리 나라에서 IT 업계라는 것은 대표적인 전도무망 직군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얼마 전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IT맨, 내가 사직서를 쓴 이유
만 읽어 보아도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IT 업계 종사자들의 삶의 팍팍함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저는 제 주변에서 보다 절망적인 상황을 보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제 KTF에 들어가 미팅을 하면서 잠시 짬을 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IT 경력 3~7년차인 그분들에게는 앞날이란 것이 불 하나 들어오지 않는 첩첩산중의 캄캄함과 같은 것이더군요.
그러다보니 과연 이 직장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약속하고 붙여주신 그 땅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합니다. 항상 웃음이 떠나가지 않았던 제가 요즘 들어 저도 모르는 새 한숨이 늘어가는 것도 그래서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오늘
<내려놓음>을 읽다 다음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복 많은 곳으로 가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창세기 12:2)라고 말씀하셨다. 다시 말하자면 복의 통로가 되라는 것이다. 그래서 복이 없는 땅으로 가서 하나님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복을 나누라는 것이다. |
다른 사람들은 저리도 복된 땅에서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데 왜 나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복된 땅을 주시지 않으셨을까...... 만일 아브라함이 그렇게 불평하는 사람이었다면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복을 빌어먹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가 복의 근원이 되게 하기 위해 아브라함을 그 척박한 땅으로 보내셨던 게지요.
주어진 상황을 너무나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분석하기에 익숙해진 우리들. 그래서 그 상황이 우리에게 얼마나 이득이 되고 손해가 되는지 재빨리 셈하고 있는 우리들. 이런 우리들에게는 더이상 하나님의 능력과 동행이 의미가 없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하나님을 절연시킨채,
"우리는 메뚜기와도 같아요. 앞으로 희망이 없습니다"(민수기 13:33) 하고 외쳤던 이스라엘 정탐꾼들의 헛된 똑똑함과 같습니다.
"너희가 만일 선대하는 자를 선대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뇨"(누가복음 6:33). 마찬가지로 복이 가득한 상황과 여건 속에서 복 되게 살아간다면 무엇이 칭찬받을 만하겠습니까? 모두가 기피하고 절망하는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이 공급하는 복의 통로가 되는 자야말로 하나님이 참으로 "잘하였도다 충성된 종아" 칭찬하시는 자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창세기 12:2 말씀을 크게 프린트 해서 책상 앞에 붙여놓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덩열 군이 생각났습니다. 2007년 타선 때 탄자니아를 다녀왔던
덩열 군은 인테리어를 하는 친형과 친구의 일을 돕다가 얼마 전부터 수입차 관련 업체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항상 의연하게 삶을 직시하면서도 가끔 힘이 들 때면 '남들 하는 만큼만 하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리곤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저는 몹시 가슴이 아팠죠. 저는 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 열악한 상황 속에서 오히려 승리하여 하나님 능력의 놀라우심 증거하는 덩열군 되길!! |
사람의 안목으로 볼 때 남보다 못한, 남보다 낮은, 남보다 열악한 상황에서 하나님을 붙잡고 살아가고 계신 모든 분들..... 여러분을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복과 생명이 흘러가기를 원합니다. 복된 땅을 찾지 말고, 여러분이 복의 근원이 되십시오. 저도 함께 기도하고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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