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서기
4백명이 넘는 교육생들 중에 2번째로 도착했다. 그래서 1학급 기수(깃발 들고 다니는 사람)가 되었다. 군대는 역시 줄서기다.
2. 훈련강도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훈련 분위기였다. 군생활이 이 정도면 정말 할 만하다.
를 보면 작전을 앞두고 중대장 또는 대대장이 브리핑을 할 때 잡담을 나누거나 담배를 피우며 듣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심지어 '마지막 정찰' 편에서는 대대장 앞에서 전 소대원이 탁자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작전 브리핑을 듣는다. 물론 2차대전 전시라는 특수한 상황이긴 하나, 우리나라 한국전쟁 때 같은 그림을 상상해보면 매우 난감해진다. 아무튼 그런 자유스런 분위기가 꽤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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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체
현역병인 조교들은 말끝마다 "선배님들 ~~~~하십니다"를 연발한다. "선배님들, 줄 좀 서주십시오"라고 하면 될 것도, "선배님들 줄 서십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역시나 군대는 이상한 문법의 세계다. '~말입니다'의 천국이니 별 이상하지도 않다만....
※ 군대에서 통용되는 이상한 '말입니다'들.....
- 제가 말입니다.... 어제 공용을 갔는데 말입니다.... 2소대장이 말입니다.... 저를 부르더란 말입니다....
- 어제 김일병이 그거 보고했지 말입니다? (보고했습니까?)
4. 전술훈련
밴드오브브라더스 생각이 나서 전술훈련할 때 혼자 뛰고 구르고 포복하고 리얼하게 사격자세도 취해봤지만 별 쓰잘데기 없는 짓이었다. 목숨을 목전에 둔(두어보지 않은) 군인의 훈련이란 나른할 수밖에 없다.
5.
밴드오브브라더스
자꾸 언급하게 되는
밴드오브브라더스. 국방부에서는 지침을 내려 수요일마다 60만 국군장병들을 졸게 만드는 정훈시간에
밴드오브브라더스를 시청토록하고 그 내용에 대한 토의와 함께 전술적 적용방법에 대해 탐구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포복자세의 중요성은 2편 '디데이'에서 풀밭 위에서 겁없이 고개 들었다가 머리에 총알구멍 나는 장면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신속한 참호구축의 중요성은 6편 '바스토뉴'에서 적의 곡사포격에 사지가 떨어져 나가는 이지 중대의 모습을 보면 절감하게 될 것이다.
6. M16 (1)
엠16을 처음 쏴봤다. K2와 비교했을 때 여러 면에서 훨씬 맘에 드는 소총이었다. 반동도 거의 없고 소음도 적다. 케이2는 첫 한 발을 쏘면서부터 귓가에 고음의 '도'가 울리기 시작해서 한 발 한 발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레 미 파 솔 라 시 도'로 올라간 다음, 세 시간동안 그 상태가 유지된다. 옆에서 중대원이 불러도 잘 못알아먹을 정도다. 엠16은 쏜듯 만듯 귀가 울리지도 않았고, 케이2 사격후에 늘 오른눈 아래 생기던 화약 검댕 자국도 남지 않았다. 클리크 조정을 하지 않아 정중앙에 명중은 하지 않았지만 직경 5센티미터 안에 6발 모두 들어박힐 정도로 안정감 있는 소총이다.
6 M16 (2)
군대를 가지 않다도 되는 여성들에게 딱 한 가지만 권해주고픈 군체험이 있다면 바로 실탄사격이다. 그 조그만 쇳덩이에서 가공할 위력의 힘이 발산되는 것은 정말 색다른 느낌으로 와닿는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표적지에 내가 쏜 총알이 꽂혀 있는 것을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격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다. (PRI만 안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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