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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본 성추행범  
 리디  posted at 2011-09-19 08:19:59
5062 hits  0 comments
 http://reedyfox.com NeWin reedyfox is level 39  llllllllll 
 퍼머링크 : http://reedyfox.com/island.php/fox/1903  [복사]

오늘 아침 지하철 2호선으로 출근하는 중에 성추행범을 목격했습니다.

강남역에서 지하철 출입문에 열리고 급히 내리는 도중에 옆을 힐끗 보았는데, 한 남자가 앞에서 서 있던 여자의 엉덩이를 거머쥐듯 손대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너무나 짧은 순간이었기 때문에 그 순간에는 무슨 상황인지 잘 파악이 되지 않았는데, 내려서 3초 정도 후에야 비로소 '성추행범이다' 하고 깨달았습니다.

성추행범은 야구모자를 쓴 초라한 행색을 한 사람이었는데, 어디서부터 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그 사람을 본 건 신림역에서부터였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손잡이를 잡지 못하고 통로 중앙에 서 있었는데, 이상한 점은 제 옆에 서 있던 사람이 내려서 한 걸음만 걸으면 손잡이를 잡고 편히 설 수 있는데도 계속 통로 중앙에 비좁게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도 그 사람 앞에서는 여자 한 명이 서 있었지요. 너무 밀착한다 싶긴 했지만 여자분은 아무 일도 없는 표정이었고 사람들이 몰려 타면서 제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당역에서부터 그 야구모자를 쓴 사람이 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내 내릴 건가보다 했는데 나중 상황을 보니 강남역까지 계속 타고 있었던 셈이죠.

뒤늦었지만 지하철 역무실로 달려가 XXXX 열차 5-1번 문 근처에 성추행범이 있는듯 하니 다음역에서 사람을 보내어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역무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하철 성추행은 피해자 본인이 신고하지 않는 이상 현장을 발견하더라도 성추행범으로 잡아들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본인 신고 없이 잡아들이면 성추행범이 부인하면 그만이거든요. 죄송합니다."

결국 목격자는 부차적인 정황 증거가 될 뿐, 피해자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미리 발견했다면 핸드폰으로 증거영상을 찍고 조치를 취했을 텐데, 경황이 없어 더이상의 무언가를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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