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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과 소금
크리스찬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고 복음서 어디쯤엔가 나와있다. 이건 교회를 3년만 다니면 읊을 수가 있는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풍월이다. 여러 번 들었겠지만 이 '빛됨'과 '소금됨'이란 건, 세상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잘못 진행되고 있는 것을 막는다는 의미일 게다. 그런데 정작 크리스찬이 예배드리고 양육받는 교회 안에서 '빛'과 '소금'을 거부한다면? 논술고사 답안지에나 나올 법한 표현을 빌자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 비판은 No 칭찬만 Yes
사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알지 못한다. 스스로를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엄청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자신을 올바른 눈으로 보아줄 제 3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의 속성이 원래 그런지 남에게서 비판 받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한다. 비판을 들었다는 사실을 수치스러워하고, 무엇을 비판 받았는지 생각하기 전에 비판한 이를 눈엣가시로 여긴다. 그들에게 있어 비판자는 곧 적이다.
좀더 신앙적인 측면에서 점잖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는 데서부터 시작해 '덕이 안된다', '은혜가 안된다'는 이유를 든다. 언제부터 '비판'이 덕이 안되고 은혜도 안되는 게 되어 버렸는가. 선지자 나단이 덕이 안된다고 다윗한테 할 말 못했다는 얘기 들은 적 없다. 설사 덕이 안되고 은혜가 바가지째 깨진다손 치더라도 할 말은 해야 하는 것이다.
비판이 없으니 발전이 없다. 어두운 곳은 여전히 어두운 채로 썩은 곳은 썩은 대로 남아 있다. 그러면서 유감없는 '텔레토비 정신'을 발휘한다. 텔레토비 정신이 뭔가? 자기들끼리 알아서 해놓고선 자기들끼리 '아이 좋아...'하는 것 아닌가. 잘못된 것을 지적할라치면, '싫어, 싫어! 비판은 싫어!'한다. 그러고서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모두 하나냐만 따라가는가. 늘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만이 참으로 은혜로운 것같다. 모든 것이 잘되어가고 있다는 그의 말은 정말 덕이 된다. 그러나 듣기 좋다고, 기분을 맞춰주는 말이라고 해서 그위에 터잡고 앉아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평화의 메시지에 눈먼 제사장과 선지자들이 예레미야가 '이 집이 실로같이 되겠고 이 성이 황무하여 거민이 없으리라'고 말하자 뭐라고 했나 보라. "이 사람은 죽어야 해. 안 좋은 얘길 했으니까...(렘26:11)" 그래서 마틴 루터는 그의 95개조 반박문에서 "평화가 없는데도 그리스도의 백성에게 '평화', '평화'하고 부르짖는 예언자들은 모두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님 아래 그분의 모든 창조물은 완전할 수 없고 인간 역시 그렇다. 우리가 말하는 '의'와 '지혜'가 하나님 앞에 얼마나 악하고 초라한 것인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고 지체들을 아끼고 존중하며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완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 자체도 결코 진리라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에겐 빛과 소금이 되려고 애쓰나 남이 내게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은 아예 빛과 소금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남들은 죄다 빛과 소금이 필요한 암흑과 부패의 존재고 자기는 광명과 순결의 크리스찬이란 말인가? 주님만 아실 일이다. Marana tha! (199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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