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립된 용어가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필요할 때마다 호칭의 편의상 '범위 가능성 이론'이라고 임의로 이름 붙인 나름대로의 생각 내용이 있다. 모든 사람의 다양한 사고 유형이나 행위 유형에는 일정한 강도(强度)의 수치가 있고, 그 수치를 연결하면 원 또는 포물선이 되는데, 어떤 사람의 특정 사고나 행위가 외부로 표출되었을 때 관찰자는 그 사고나 행위만으로도 그 사람이 보여주지 않는 사고나 행위를 유추할 수 있고, 보여주더라도 가장하거나 가식하는 것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대충 그런 내용이다.
누적된 경험에 '범위 가능성 이론'이라는 이름을 붙이 것이 아마 21살 때. 물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겠지만, 세상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가치관이 농밀한 합리성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은 아니므로, 여지껏 그럭저럭 내 가치관과 사고방식의 주요한 부품이 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바로 앞 글인, '블로거 명언록3'에 포함된 다음 구절은 '범위 가능성 이론'에 관한 내 신념의 가장 쉬운 예다.
인간의 마음의 순수성을 가장 빨리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사람이 동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 itsme
나는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비록 과거와 현재의 그가 아무리 평판이 좋고 선량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믿음을 준다 할지라도, 언제 어느 장소에서 동물에게 행했던 것과 똑같이 사람에게 행할 위험이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그래서 그런 사람이 무섭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고, 그가 나에게 아무리 잘 대해 주어도 거리를 둔다. 동물을 학대하는 그 모습에서 나를 때리고 상처 줄 수도 있는 잔인함이 번뜩거리며 비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한 블로거를 브라우저 차단 목록에 올렸다. 그는 대놓고 씹으라고 말하지만, 이건 비판의 정정당당함과는 다른 차원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무섭고 부지불식간에 그런 사람과 교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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