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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링크에 있는 "'정은임의 영화 음악' 폐지 결정."라는 제목의 게시물로 트랙백 되었습니다.[[}]]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은 방송사에게 계륵과 같은 존재다. 딱히 광고를 유치하기도 힘들지만 없앨 수는 없는 딜레마가 있다. 그래서 자사 직원 중에 밥 안 되는 아나운서를 돌려막기 형식으로 심야 라디오 DJ에 앉히곤 한다.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진 김주하 앵커도 수년 전에
<모두가 사랑이예요>라는 심야 프로그램 DJ를 거쳤 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런 사정에서 프로그램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DJ를 기용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송기철의 월드뮤직>은 이.상.한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서구/국내 주류 음악 대신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전세계의 음악(월드뮤직)을 들려주는 것이 이 라디오 프로그램의 존재 목적이었다. 쉽지 않은 과제임에도 DJ 송기철 씨는 직접 선곡을 원칙으로 하며 몇 안되는 청취자들을 위해 분주했다. 그런
<송기철의 월드뮤직>이 지난 주를 끝으로 폐지되고 말았다. MBC의 변은 이렇다.
"접촉도 낮은 프로그램 통폐합, 와이드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와이드화'라는 정체불명의 단어 하나만으로도 개편을 주도한 이들의 음악에 대한 몰이해와 철학부재를 절감하게 된다.
송기철 씨가 좋아하는 그만의 표현이 있었다.
감동은 언어의 장벽을 초월한다.
음악에 대한 자신의 모든 철학을 이 한 문장에 함축했고, 마지막 방송 멘트이기도 했다. 그런데 '와이드화'된 새 프로그램인
<박소현의 올댓뮤직>(이름을 보고 알겠지만 '유희열의 올댓뮤직'도 폐지되었다.)에서 그 표현을 기계적으로 차용해버렸다. 코너중 '올댓 월드뮤직'이란 것이 있는데, 그 코너의 소개말로 송기철 씨의 표현을 빌어다 쓴 것이다. 바로 아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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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과 180도 반대의 의미가 되어버린 소개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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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언어의 장벽에 앞선다'는 본뜻이
'언어의 장벽이 감동에 앞선다'로 바뀌어 버린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타이핑 과정에서 단순한 실수였겠지만, 그 실수는 표현에 담긴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기계적으로 문장을 베낄 때에야 가능한
상징적 실수다.
(송기철 씨의 팬들이 항의하자 MBC측은 금새 문구를 수정하고 항의글들은 삭제해버렸다.)
그러니 몰이해와 철학부재라는 평가는 공연한 것이 아니다.
송기철 씨 팬카페 :
http://cafe.daum.net/rlcjftkf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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