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기독교인 사이에서 히트했던 책 <내적치유와 영적성장>의 서론 부분에 '함몰 웅덩이 현상'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지하수 고갈이 가속되면서 지반 공동화가 한계에 다다르면 마침내 땅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앞마당이 하루 아침에 폭삭 내려 앉는다든가, 잘 닦인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가 땅 밑으로 고꾸라지는 현상 말이다. 지은이는 우리 내면세계에서도 그와 같은 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며 '지하수'가 고갈될 때 우리 영혼은 온통 웅덩이 투성이가 될 것이라 경고했다.
얕으나 깊으나 사람마다 분량이 있고,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물항아리는 가득 찰 것이다. 목도 마르고 세수도 해야 되고 빨래도 해야 하니 물을 많이 쓸 때도 있다. 그렇지 않을 때는 또 물이 차도록 가만히 두고 기다려야 된다. 항아리 바닥이 드러나지 않도록 돌보는 것은 각자 몫이다. 정작 긴요할 때 항아리는 텅텅 비어 애꿎은 바닥만 바가지로 박박 긁는 모습은 절대 아름답지 않다. 지킬 만한 것보다 무릇 마음을 지키는 것이 옳다. 그러하지 못했을 때 우리 마음은 함몰 웅덩이처럼 여기 저기 무너져 내리기 시작할 것이다.
사진출처 : http://www.itourl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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