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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2번째 기도 제목은 '소심함을 극복하고 먼저 인사하기'다.
내가 인사를 잘 안 하게 된 건 소심함 때문이다. 정식으로 소개를 받거나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어떻게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을 익힌 적이 있는 사람임에도, '저 사람이 날 기억하고 있을까? 잊고 있는데 먼저 인사했다가 씹히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못 본 척 지나가곤 할 때가 많다(그럴 땐 썬글래스가 큰 도움이 된다).
이미 아는 사람도 조금 거리가 멀다 싶으면 '인사해도 못 듣겠지' 하면서 지나치거나, 심지어 가까워지지 않도록 내가 돌아서 간다. 모든 것이 소심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래서 22번째 기도 제목을 저렇게 정했다. 사순절 특별 새벽기도회에 나가면서부터 생각이 났고 바로 기도 제목 리스트에 올렸다.
일 주일쯤 지났다. 많이 나아졌다. 우선 상점에 들어가면 먼저 인사를 한다. 별 것 아닌데도 나한텐 상당히 힘든 일인데, 잘 하고 있다. 버스를 탈 때 기사 아저씨한테 인사를 한다. 이건 훨씬 어렵다. 승객들 눈치가 보여서..... 그래도 눈 딱 감고 용기를 낸다. 사람들한테도 인사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씹힐 때도 있지만 붉어진 얼굴을 잠시 추스리고 또 인사를 한다. 멀리 있으면 일부러 다가가서 차렷 자세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리디, 많이 노력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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