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법 발표수업에서 한 학형이
'핸다우'라는 말을 서른 번 넘게 했다. 뭔가 해서 앞 자리에 앉은 학형에게 물어보니 handout 이라고 말해준다.
(어떻게 이것도 모르냐는 얼굴로...-_-;;;)
네이버 영어사전에서 찾아본 handout
유인물이라고 하면 될 텐데 요즘은 이런 걸 핸드아웃이라 부르는구나. 새로운 걸 알았다.
외래어는 다른 말로 차용어라고 불리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국어에 대응하는 마땅한 국어 표현이 없거나 곤란할 때 사용하는 새로운 표현언어다. 따라서
김중태문화원에서 펼치는 웹 언어의 한글화 운동 등에 대해서도 칭찬받을 만한 시도라 생각은 하지만, 거기에 따르지 않는다고 사람은 비난받아야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사용될 수 있는 국어가 엄연히 있음에도 불순한 이유 혹은 과실로 외국어를 국어처럼 사용하는 건 좀 그렇다. 아닌 게 아니라 내 글이나 언어생활만 봐도 한심함 그 자체다. 얼마전부터 따라하기 시작한
'레시피'라는 표현도 한 예다. 연재만화 '하대리'에서 아영이가
"우리 부서직원들 커피 레시피 완성"이라는 대사를 하는데, 무슨 뜻인가 해서 찾아보니 대충 '요리/조리법'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커피 타는 법 완성"이라고 말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걸 그동안 부지불식 중에 따라 사용했다. 이런 수준이라면 앞으론 이력서를 '레주메'라고 부르고 다니겠군.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내 언어생활부터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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