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미얀마 팀 PT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팀장님을 만날 일이 있었습니다. 항상 의욕적이고 활력이 넘쳤던 그분은 간경화로 입원해 있는 언니를 간호하느라 몹시 지치고 피곤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팀장님께 물어보았습니다. "미얀마 다녀온 후에 뭐가 달라지셨나요?" 그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드러나 보이는 상황이나 내 모습은 힘들고 피폐한데, 나에게 부어지는 하나님의 사랑이 도무지 주체를 할 수가 없어서 그 은혜 속에 너무나 풍성하게 살아가고 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그게 무슨 뜻인지 것인지 저는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바로 그랬으니까요. 요즘 저는 어떻게 보면 참 힘든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지난 주와 지난 주는 거의 매일 밤샘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밤샘을 하면 그 다음날은 좀 잘 수가 있느냐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지난 번 글에도 적었듯이
30시간 가까이 잠도 자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한 채 작업을 하고 나서, 곧바로 KTF에 들어가 BM 미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집에는 2~3일에 한 번씩 들어갈 수 있었고, 집에 들어가는 날도 자정을 넘기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해 씻고 나면 새벽 1시가 넘어 가는데 그때부터 밀려있는 미얀마 타선 동영상 작업에 들어갑니다. 3~4시까지 동영상 편집을 하고 CD/DVD 굽고 라벨 출력해서 붙이고 하다가 눈을 조금 붙이고, 아침 6시에 다시 출근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도 너무 기쁘단 말이죠. 항상 기쁩니다.
상무님이 '너의 웃는 모습이 좋다'고 말한 것 이외에도 여러 동료와 상사들이 '항상 웃는 모습'을 칭찬하고 있을 정도로 요즘 생활이 기쁘고 충만합니다. 그것이 저의 말씀생활과 기도생활로부터 비롯되었을까요? 전혀요! 적었듯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고 빡빡한 나날이라 말씀이고 기도고 신경쓸 겨를이 없습니다. 출근시간에 졸면서 읽는 성경 말씀과, 9시 일과 시작전 주루룩 기도노트를 훑는 것이 전부예요.
그런데도 너무나 기쁘고 충만하단 말예요. 예배를 드릴 때 기쁨이 있고 찬양 시간에 온전한 자유함과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저를 휘감습니다. 그러니 이 상태를 '내게 부어지는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전적인 사랑과 은혜'라고밖엔 설명을 할 수가 없네요........
라는 것이 일단의 생각이었습니다만, 그 생각은 조금 바뀌게 되었습니다.
팀장님을 만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멘토로 여기고 있는 분을 만났습니다. 제가 장난스럽게, "누나, 날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난 누나 위해서 매일 기도하는데." 하고 말하자, 그분은 조금 당황해하셨습니다. 그날 저녁에 그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사실인즉, 그분이 한 달 넘게 기도도 안하고 탱자탱자 놀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계셨답니다. 그런데도 열심히 기도하고 간구할 때보다 더 기도 응답도 잘 되고 생활이 평안해져서 더욱더 긴장이 풀어져 계셨더랬죠. 그런데 제가 나타나 "누나를 위해서 매일 기도하고 있다" 고 말한 겁니다.
아차...했다고 하더군요. 내가 기도도 안 하는데 하나님이 알아서 잘 해주시더라....가 아니라 알고 보니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의 눈물로 내 삶이 이렇게 유지가 될 수 있었다는 걸 그 자리에서 깨달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지금의 내 삶이 이렇게 기쁘고 충만한 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기도의 중보자들 덕이란 것을..... 역적인 삶이라는 게 그렇게 호락호락하거나 만만한 게 아니라는 것을.......
얼마 전에 올렸던 제 글을 기억해냈습니다. 중보기도자가 필요한 이유는,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에도 나를 붙들어줄 든든한 힘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강권합니다. 믿음의 중보기도자를 세우십시오. 가능한 많이 세우십시오. 여러분이 객관적인 상황 속에서 쓰러지고 힘들어 낙망할 수밖에 없을 지라도 그분들의 기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평안과 힘을 공급해 주실 것입니다. 샬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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