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는 반복된 보도를 통해 접한 국회의원들의 얼굴만 간신히 알아보는 형편이지만, 김경재 의원은 2002년 12월 20일 새벽, 처음 본 순간 머리속에 각인되어 버렸다. 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20일 새벽 여러 후속방송이 있었고 그 가운데 대담자를 불러 선거결과 분석과 향후 전망을 들려주는 MBC 방송을 시청했다. 거기 불려나온 대담자가 바로 김경재 의원이다.
역겨울만치 빤히 보여서 당장 뺨이라도 후려쳐주고 싶을만큼 제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을 만나본적 있는가? 김경재 의원이 그랬다. 선거결과의 의미를 물어도 "제가 말이죠~" 승리의 원인이 뭔가고 물어도 "제가 말이죠~" 향후 전망을 물어도 "제가 말이죠~"
지천명을 훌쩍 넘긴 연세에 제 자랑을 그리도 처절하게 늘어놓는 걸 보니 기억에 남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스스로 일컬어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브레인이라니..... 사실이라면 암담하기 그지 없는 노릇이었으나, 1년여가 지나 권력을 탐하고 처세에 내둘렸음을 온몸으로 증명한 것이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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