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섬 바닷가

어젯밤에는 비가 내렸다
턱을 괴고 창에 기대고 비가 내렸다

어젯밤에는 비가 내렸다 창에 기대 바라본건 그이의 그림자 언제고 별을 볼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 않았지만 구름을 사이에 두고 내가 별을 생각하듯 그 별도 내가 비를 맞고 있는 것을 아는지 알 수가 없다

비를 맞으며 강에 나왔다 나를 불렀던 것은 무엇 손짓 하나 않았지만 나는 혼자서 마냥 바람만 스쳐 보냈다 이편에 서 있는 것을 저편에 섰는 이들은 모르리라 물결에 밀려오는 별들도 비를 맞으며 사라져 간다

어젯밤에는 비가 내렸다 그이도 그걸 아는지 모르겠다 나는 여기 앉아 젖은 돌멩이를 만지작거리지만 언제고 저만치에 별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이가 함께 비 아래 있으리라 생각한다

비가 내리지 않는 이밤에는
그이를 생각한다

(2000.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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