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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방송된 한국방송의 '일요진단'에서 손광운 변호사는 "이중국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요지의 단순한 주장을 정말 복잡하게 설명함으로서 누리꾼들에게 욕을 들어먹고 있다. 보면서도 짜증나더라. 그걸 왜 저렇게밖에 설명 못 할까.
개정된 국적법의 골자는 원정출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중국적 보유자는 어느 모로 보더라도 대한민국 단일국적을 보유한 사람보다 사회/경제활동 면에서 단연 월등한 혜택를 받음은 물론이거니와, 잘 누려오던 이중국적중 대한민국 국적을 만17세 이전에 포기함으로써 병역을 면제받게 되는 데에 이르러서는 그 절정에 이르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특권층 아닌 특권층을 만들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부모들을 '까는' 것이 개정 내용의 핵심이다. 그 출발로서 '병역'으로 테이프를 끊은 홍준표 의원은 전방위적인 압박을 계속해 저들이 누리는 권리와 부담해야 할 의무의 무게를 맞추고야 말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문제는 개정된 국적법 자체가 권리와 의무의 역(逆)불균형 요소를 여전히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도 이점을 지적하고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상사 주재원인 '갑' 씨는 미국 현지에서 근무 도중 아들 '을' 군을 낳았다. 미국은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으므로 '을' 군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다. 한편 대한민국은 속인주의를 택하고 있으므로 아버지의 국적을 이어받아 '을' 군은 한국 국적도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
'을' 군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고 모든 사회 기반이 미국에 있으며, 장래의 대학 역시 당연히 미국에서 다니리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조국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의 의무는 필해야한다는 기특한 생각을 가진 청년이었다. 그래서 17세 이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할 경우 병역 의무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음에도, 그는 국적을 포기하지 않는다.
'을' 군이 만 18세가 되자 병역법에 의해 대한민국 제1국민역에 편입된다. 때마침 '갑' 씨는 국내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고 '을' 군은 아버지를 따라 귀국한다. 그리고 곧바로 입영하여 2년 동안 성실히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다.
자, 이렇게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을' 군은 제대후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시민권자로서, 그리고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국적법은 병역의 의무를 필한 이중국적자도 여지 없이 전역 후 2년 안에 이중국적 중 1개를 선택하게 강제하고 있고 만약 선택하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 국적을 자연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부분은 개정된 국적법에서도 마찬가지다.
'권리와 의무가 균형을 이루게 하기 위함'이라는 대의는 충분히 정의롭고 그래서 100%에 가까운 국민들이 홍준표 법안을 쌍수 들어 반기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현행(그리고 개정된) 국적법은 권리에 상응하는 의무를 '자진하여', '성실히' 수행한 사람도 '억지로', '끌려가서' 수행한 사람과 똑같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아군'이 아니면 '적군'이라는 씁쓸한 이분법이 담긴 우리 국적법의 어두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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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모름] 지하철 그녀의 시선](http://reedyfox.com/bbs/icon/member_image_box/1/subway1.jpg){kind=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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