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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랜스젠더와 개신교 유감  
 리디  posted at 2005-05-22 23:41:46
3888 hits  3 comments
 http://reedyfox.com/fox NeWin reedyfox is level 38  llllllllll 
 퍼머링크 : http://reedyfox.com/island.php/fox/1326  [복사]

트랜스젠더에 대한 개신교단의 입장은 단호하다. 동성애의 창궐(?)에 대한 대응과 마찬가지로 '성'을 바꾸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뒤흔드는 것이라 판단한다.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것은 바로 마귀가 주는 생각이며 그 유혹에 넘어가면 안된다고 말한다.

특히 개신교단은 트랜스젠더의 성정체성이 선천적이라는 주장을 봉쇄하는 데 주력하는 경향을 보인다. 남성으로 태어나야 할 사람이 여성으로 태어난다거나, 여성으로 태어나야 할 사람이 남성으로 태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무오(無誤)한 하나님의 능력에 흠집이 생긴다고 여기는 듯하다. 더욱이 선천적으로 성정체성이 혼동된 상태라는 말은 '마귀가 주는 생각'이라는 신학적 논박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니 그런 경향이 쉽게 이해가 된다. 반면, 후천적 요소로 말미암아 비정상적인 성정체성이 형성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모든 것이 다 그가 속한 사회의 패역함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으니 교리상 더없이 간명해진다. 그러니 개신교단이 어느 입장을 취할지는 당연한 결론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성정체성의 혼란 문제는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가 큰 관건이 되는, 하나님의 창조섭리와 무오성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랜스젠더는 이른바 '성전환증'이라고 명명되는 정신적 장애(단순히 다른 성정체성을 가진 경우) 또는 정신적 육체적 복합 장애(다른 성정체성을 가짐과 동시에 그에 수반하는 비정상적 2차 성징까지 나타나는 경우)에 불과하다. 신의 실수에 의해 잘못된 성으로 태어났다고 믿고 싶은 많은 트랜스젠더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성전환증은 태어날 때부터 팔이 없다거나 손가락이 4개뿐이라든가 하는 단순한 육체적 장애 증상과 같은 차원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성전환증 환자의 경우 상담을 통해 성정체성의 수준과 정도를 진단하고 육체적 성역할로 복귀할 가능성과 그렇지 못할 가능성을 추산한다. 유년시절부터 이성들로 둘러싸인 환경에 함몰되었거나, 어떤 이유로 인하여 자신의 성정체성을 극도로 혐오한 결과 이성의 성정체성을 동경하게 되는 등, 주로 후천적인 성전환증이면서 정도가 약한 환자들은 정신과 치료와 호르몬 치료를 통해 비교적 쉽게 정상 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하거나 신체적 조건까지 복합된 환자의 경우 그런 식의 성역할 복귀를 유도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탓에 우리 나라의 트랜스젠더들은 심한 사회부적응 장애를 겪는 것이 보통이다.

나는 그와 같은 이들의 장애를 치료할 가장 좋은 방법은 성전환 수술이라고 생각한다. 다리 하나 없이 태어난 사람에게 의족을 채워준다고 해서 누구 피해 보는 사람이라도 있나? 그래, 능치 못함이 없으신 하나님께 빡씨게 기도해서 그 친구 다리가 감쪽 같이 돋아나게 해달라고 간구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래서 정말 돋아나면 장땡이겠지만, 기도해서 안 돋아났다고 할 건 다했다고 말하는 건 두 다리 멀쩡히 가진 자들이나 뱉을 수 있는 배부른 말이다. 진짜 다리는 아니지만 그들이 사회를 좀더 편히 살아가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걸 주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하나님의 창조섭리가 들먹여지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여 창조하신 것은 남자라는 가치와 여자라는 가치의 절대성을 말하고자 하심이 아니요, 쌍을 이루는 존재의 순결한 관계성을 보여주기 위함이다.(예수 그리스도는 안식일에 이삭을 훑어 먹은 제자들을 힐난하는 이들에게 제발 좀 그릇만 보고 있지 말고,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의도를 읽으라 질책하시지 않았나. 하지만 늘 그 자리에 맴돈다.) 남자인 나도 예수를 신랑으로 모시고 기꺼이 신부를 자처하지 않는가. 만일 하나님 '아버지'가 아니라 하나님 '어머니'였다면 오늘날의 성경은 우리를 예수 신부를 맞아들이는 복된 신랑으로 묘사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거기에 윤리와 도덕을 덧칠하면서부터 트랜스젠더들은 졸지에 비종교적으로는 변태적이면서 종교적으로는 배교적인 자들이라는 누명까지 쓰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변태적이지도 배교적이지도 않다. 몸과 마음이 불일치하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그들의 몸부림은 실존의 문제다.

개신교 속의 트랜스젠더 논란도 결국 사람의 생각과 사람의 문화에 의해 윤색된 교리를 하나님의 뜻인양 가장하는 수많은 행렬 중 한 단면이다. 트랜스젠더 관련 글을 읽으며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수많은 개신교인들이 서슴없이 '마귀새끼'라는 욕설을 내뱉는 모습들이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나는 믿어의심치 않는다. 다리가 없고 팔이 없이 태어난 장애인들을 통해서도 당신의 뜻과 능력과 사랑을 나타내시듯이, 아직 이 사회가, 특히나 개신교 사회가 더더욱  멸시하고 배척하는 트랜스젠더들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변함없이 그분의 뜻과 능력과 사랑을 나타내실 것이라는 사실을.....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신다'는 진리는 어느 사람에게고 예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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