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잡지의 건강 칼럼에서 '한 시간 공부(일)하고 십 분 쉬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읽었다. 하지만 '좋다'는 것이 하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그래서 그 추천의 말들이 그다지 진실성 있기 들리지 않게 된 것이 현실이라, '한 시간 공부(일)하고 십 분 쉬는 것이 좋다'는 말은 '너무 한 자리에 틀어박혀 있지 말고 바람도 좀 쐬고 하면 좋지 않겠냐' 하는 가벼운 권고쯤으로만 생각되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방영된 한국방송 '추적 60분'을 보고 그것이 단순한 '권고'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방영된 내용은 '게임 중독자'들에 관한 것이었지만 내가 집중한 것은 그들의 혈관계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이었다.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게임중독자 가운데 김 아무개 씨는 피시방에서 80시간 동안이나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화장실에 가던 중 돌연사했다. 사인은 심장마비, 그의 몸 속에서 일어난 일은 이렇다.
우리 몸의 정맥을 흐르는 혈류 속도는 무척이나 느리기 때문에 판막이 있어서 역류를 막는 기능을 한다. 실험에 따르면, 이런 느린 혈류 속도가 의자에 앉아 게임이나 업무를 할 때 급격히 저하된다. 특히 하체의 경우는 더욱 심해서, 실험 경과 30분 후부터 눈에 띄게 느려지기 시작하고, 1시간이 경과하면 거의 정지 상태가 된다.
그리고 6시간이 경과하면 피가 응고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응고된 피를 혈전, 피떡이라고 부른다.
 |
| 방송 캡쳐 화면(클릭하면 원본).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피떡, 피떡이 발견된 무릎 부위 정맥, 피떡이 대정맥을 타고 올라가는 그래픽, 피떡이 발견된 폐동맥 |
|
김 씨를 부검한 결과, 무릎과 폐동맥에서 각각 10cm 가량의 피떡이 발견되었다. 추정된 시나리오에 의하면 80시간이나 의자에 앉아 게임에 몰두하고 있던 사이, 무릎 부위의 대정맥에 길이 20cm가 넘는 피떡이 만들어졌고,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서는 순간 피떡이 두 조각으로 분리되었다. 그리고 그 중 한 조각이 혈관을 타고 올라가 폐동맥을 막아 버려 심장마비에 이른 것이다.
김 씨의 경우는 매우 극단적인 예지만, 서너 시간을 꼼짝 않은 채 공부나 게임, 업무에 몰두하다가 혈액이 응고되어 피떡이 생길 위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피떡이 비록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좁은 혈관, 예를 들어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 같은 불의의 사고를 입을 위험이 상존하는 것이다. 이런 위험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 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어 하체에 고여 있던 피를 순환시켜주는 것이다.
'그까이거 두세 시간 책상머리에 붙어 있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 나와 여러분의 생명을 위해 늘 저 피떡 사진을 머리에 각인해 놓도록 하자. 스트레칭이 살 길이다.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