끽연자들에게 있어 군대시절 담배 한 개피의 추억은 남다르다. 비흡연자인 내 눈에 담배 가치를 물고 쭈그리고 앉은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소박해 보였다. 내게 담배 한 개비를 청했을때, 없다고 말하면, 잠시동안 눈가에 스치는 짧은 실망의 기색이 안쓰러웠다. 그래서 나는 늘 담배 한 갑을 주머니에 두고 다니려 노력했고 일과나 훈련 중에 한 개비씩 나눠주며 불을 붙이는 데 더없이 기쁨을 느꼈다. 휴가 나올 때마다 군대에서 접하기 어려운 외산 담배나 새로 나온 담배들을 꼭 몇 개씩 사들고 복귀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들은 정말 담배 하나로 즐거워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이따금 중얼거리는 잡담 중 하나가, '디스'의 맛은 이렇고 '팔팔'의 맛은 이렇고 '에쎄'의 맛은 이렇고 '시나브로'의 맛은 이렇더라.... 하는 것이었는데,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직접 맛을 볼 수도 없고 늘 궁금했었다. 태우는 담배연기 냄새는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그리 맛의 차이가 느껴질까?
내가 억지로 억지로 상상해본 담배맛의 차이는 이렇다.
코카콜라는 맛이 너무 진하고 라이트는 싱거우며 레몬 라이트야말로 적당한 농도에 새큼한 맛이 일품이니까, 담배맛도 그런 종류의 차이이지 않을까 하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한다고 웃지 말것 -_-;;;)
덧. 새 담배갑을 열었을 때
(특히 하드커버로 된...)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필터들의 배열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정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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