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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설수철 님의 글입니다.
설수철님의 허락하에 이곳에 올립니다.
작자의 명칭은 본인의 요청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8년 전,
영등포역 앞에서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어렵게 선교하시는 분이
갑자기 연락이 왔다.
모월 모일에 역전 앞에 자리를 깔고 노숙자들을 모시고
집회를 가질 테니
와서 찬양집회 좀 인도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 집회를 위해 인근 경찰소 및 역전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또
노숙자들을 일일이 만나
언제 당신네들을 위해 천국잔치를 준비하니
꼭 와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러 다니며,
떡과 음식을 준비하느라
힘들게 준비한 행사라며
그러니 꼭 와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팀이야
전국적으로 다니긴 했지만,
자비량 선교팀으로써
늘 헐벗고 가난한 교회와 교도소, 병원을
무료집회를 하느라 바빴지만,
그래도 그런데서 우릴 초대해준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로 돈 안들고 초청할 수 있는 찬양단이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감사할 따름이었다.
일찌감치 도착해서 악기를 설치하고
집회를 준비하는데 영 초청한 손님들 발길이 뜸했다.
바닥엔 박스종이를 깔아놓고,
양 옆에서 회원들이 떡과 간식을 나눠 주면서
한두명 들어오는 노숙자들을
자리로 모셨다.
그 자리엔 역대가수 출신 복음가수도
함께 초청되었다.
먼저 우리 팀이 첫 순서를 마쳤다.
다음으로 유명한 가수출신 복음가수가 올라가야 할
차례였다
그런데 한 10여분 동안 밖에서 담당자와 실강이를 벌였다.
내용은, 돈을 더 줘야 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50 여명 정도의 관중들 앞에서 하려니
뭐 팔릴 만도 했겠지.
그러나 노숙자들에게 줄 빵값을
그 자식에게 준다고 생각하니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
하나님이 얼마나 맘 아파하실까 하며
난 대원들과 함께 쭉 지켜 보기로 했다.
실강이가 끝났는지
비싼 자기 기타를 들고 무대로 올라갔다.
먼저 가수 시절에 부른 노래를 하면서 자기를 알릴 모양이었다.
잘 불렀다. 나도 많이 들어본 노래였다.
다음으로 복음가수라고 소개한 후
찬양을 하려고 했다.
그 순간 자신의 앰프기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앰프기타에서 아무런 소리가나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런지 몰라도 스피커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아까 줄 맞출 때는 잘도 나오던 것이 말이다.
그는 우리가 설치한 키보드를 두드리면
땀을 뻘뻘 흘리며 자신의 멋진 집회를
한마디로 죽을 쓰고 있었다.
그가 시간도 덜 되어 내려온 자리에
우리 팀이 올라가
아마츄어의 몸짓으로 찬양하며
마무리했다.
우리 팀은 그가 볼 땐 형편없을지 모른다.
무식하리만큼, 고집스럽게
순수찬양만을 지키려고 노력해 왔다.
돈에 희석되지 않고, 명암에 이름 석자 올리지 않고,
홍보나 소개하지 않고, 사례비 받지 않고,
집에서 자기집 쌀을 팔아서
단원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혹독하리만큼 훈련을 시켰다.
하루에 휴가도 없이 행사가 없으면
3시간 이상 연습이었다.
언제까지 아마츄어로 남을 셈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가지고 올라간 그 비싼 기타가
35만원짜리 키보드보다 못하게 쓰임받는 것을 보고
신앙의 사치가 무엇인지
가슴 깊이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 대원들 또한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두 눈으로 보게 되었다.
두번째 이야기-
IMF 2년 전, 오산리 기도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전국 사명자 금식 성회에 찬양인도 파트를 담당하고 있을 때였다.
전국의 신학생들과 사명자들을 불러 금식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무너진 성전을 회복코저
한맘으로 기도하자는 순수 기도 모임이었다.
3박 4일 동안의 집회는 사명자들답게 뜨겁고
순수했다.
전국 신학교 연합이기에
초교파적이었고 강사들도 초교파로 초대되었다.
둘째날 저녁엔 유명한 찬양선교단을 초대했다.
우린 좀 쉬겠구나 하고
그들이 설치하고 준비하는 것을 도우러 따라다녔다.
대원들도 많았고, 워쉽댄스팀도 있었다.
준비할 게 많았다.
집회 2시간 전이었다.
그들은 와서 상황을 보니
열악하기 짝이 없어 보였나 보다.
연 이은 금식 성회로 신도들은 지쳐 쓰러져 자고 있었다.
찬양단 대표가 와서 여러가지 물어보길래
솔직해 대답해 주었다.
그랬더니 그는
우린 300명 이상 안되면 집회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조금만 있으면 사람들이 올테니 기다리라고 설득했다.
또 그는 자기들은 2시간 짜리 집회가 아니면 안한다는 것이었다.
아니 설교할 사람도 있고, 자기들만이 참여하는 행사가 아닌데
무지막지하게 요구하는 것에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1시간의 집회를 인도하기로 합의를 봤다.
그러나 한참 후 대표자가 오더니 1시간 30분 안하면 자기들은
돌아가겠다는 것이었다.
참 어이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빌었다.
이 집회는 우리들 자비량으로 준비한 것으로
참가회비도 받지 않고 사명자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집회이니
제발 기도하는 맘으로 찬양집회를 해 달라고 간청했다.
결국 합의를 못 보고,
그들에게 짐을 싸들고 가라고 해야 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무식하고 우둔하며, 하나님께 영광돌린다는 것이
뭔지도 모른다면서 면박을 주며 떠났다.
난 이렇게 사치스런 찬양단을
여러번 목격했지만
정말 자기들이 설치한 것을 행사 바로 직전에
다시 거둬가는 것은 첨 봤다.
그들의 속내를 알지 못했을 땐
사치가 뭔지 몰랐다.
그런데 이젠
자신들이 하나님께 영광돌린다는 명목으로
이 땅 위에서 돈으로 그 감격을 줄까 말까 하는
거래식 집회는
뼈가 부러지도록 서글픈
사치로 보여진다.
그들도
예수님이 값없이 만나주신 사람들일텐데.
예수님이 만나신 사람들을
거저 만나줄 순 없을까?
비싼 복음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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