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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아바타에 입점한 모 팬시점에서 9만7천원짜리 탁상시계를 샀다. 원석이에게 선물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주문하며 포장까지 신청하였다. 그리고 포장 전, 반드시 제품의 정상동작 여부를 시험해 달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보통의 시계와는 많이 다른 제품이어서, 선물 받은 사람이 그것을 포장을 풀었을 때 먹통이 되어 있을 가능성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팬시점에 들러 제품을 받아오면서도 다시 한 번 테스트 여부를 확인했다. 이상없이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 그런데 다음날, 원석이가 풀어본 그 제품은 나사가 하나 빠진채 고장나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그날 저녁 조치원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마자 가게를 찾았다. 나사가 아예 빠져 있던데 테스트 해본 것 맞냐고 따져 물었다. 점원은 죄송합니다, 실은 공급처 말만 믿고 제가 직접 테스트 해보지 않았습니다, 라고 실토하는 것이었다.
만에 하나 있을 염려 때문에 테스트를 부탁했고, 만에 하나 설마 고장 날까 싶어서 거짓말을 하고, 그 만에 하나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혔다. 그 만에 하나가 아니었다면 시계는 잘 돌아갔을 것이고, 나는 그 점원에게 여전히 고마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며, 그 점원은 자신의 능란한 고객응대 실력에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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