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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이 넘는 내용을 물 흐르듯이 편집한 감독의 역량에 박수.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심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래픽만 좋으면 장땡...이 아닌 거다.
하지만 너무 만화 같아서 거부감.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쥬라기 공원> 시절보다 월등히 진화했을지 몰라도, 그 그래픽을 영화 속의 현실로 옮겨 놓는 데에는 제자리걸음질 하다 못해 퇴보한 듯한 느낌까지. 예를 들어,
협곡에서 공룡들의 탭댄스 사이를 피해 달려가는 장면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거기서 무슨 스릴이 느껴지는가? 배우들은 블루스크린 위에서 깨작거리고 있고, 디자이너들은 배우들이 서 있지 않은 사이로만 공룡 다리를 그려넣은 게 빤히 보이는데 말야.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딱정벌레 등 위에 올라간 자니 리코가 원심력이나 마찰력을 초탈한 고무 인형 연기를 보여주었을 때나, <반지의 제왕>에서 코끼리에 올라탄 레골라스(는 그래도 엘프이기라도 하지!)의 동작 묘사 때보다 뭐 하나 나아진 게 없잖아.
그뿐인가. 킹콩의 거대함과 역동성만 강조하다보니 걔가 들고 있던 나오미 왓츠에 대한 의학적 고려는 전혀 없더라구. 생각해봐. 솔직히 정말 그 속도로 그 충격으로 날고 뛰고 흔들어댔다면 나오미 왓츠는 뇌진탕으로 진작에 죽었거나, 살았더라도 뇌출혈 등으로 남은 평생을 병원에서 보내야 할 걸.
덧붙여 많은 분들이 지적하듯, 이 영화를 '사랑...' 뭐시기로 보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주인을 잘 따르는 애완동물이 좀 큰(;;;) 케이스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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