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썼던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왜 구직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글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질 줄은 몰랐다. 일단 썰렁한 내 블로그에 방문자를 폭주하게끔 게시물을 퍼뜨려 준 '블로그코리아'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여러 분들이 의견을 주셨고, 그것에 대해 약간의 해명을 해야할 것 같다. 핵심중 하나는 전문 컨텐츠와 사적인 이야기의 구분에 관한 것이다. 어떤 분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사생활, 취미 등이 그런 식으로 공개되는 것이 도리어 구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했다. 그래서 차라리 구직 목적을 위한 것이라면 진짜 블로그랑 대외용 블로그를 따로 운영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나는 100%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구직자들의 블로그를 보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 사람의 이력서에 담긴 내용 이상의 것을 알기 위해서다. 그가 가진 전문적 경험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인간적 수준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 것이다. 그가 설사 종교적 신념이나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 할지라도 개의치 않으며, 음악적 취향 따위는 두말할 것도 없다. 다만 그가 제대로 된 가정관, 직업관, 인생관과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내용들은 분명 채용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인 내용들을 블로그에 올려놓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여러분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가? 그것은 구직에 도움이 될지언정 해가 되지는 않는다. 만약 어떤 고용주가 그것을 이유로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고용주와 함께 일하게 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블로그에 어떤 것까지 올려야 할지를 계산해보는 것도 중요할 수 있겠으나, 그보다 나는 여러분이 마음껏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블로그는 원래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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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원문은 :
http://weblog.xfiniti.com/ceo/208
앞서 내가 짧게 평한 것처럼, 반응이 뜨거웠(?)던 모양이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알게 된 인생의 교훈 중 하나가, "생각하는 것을 모두 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담론이 아닌, 일상으로 들어가서 생각해 보자. 지구상에 서 있는 60억 인구가 비교적 원만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자신을 숨기는 미덕을 수만년에 걸쳐 학습했기 때문이다. 그런 미덕이 허물어지고 거기다 칼과 총이 주어지면 전쟁이 일어난다.
그런데 저 employer는 우리에게 그 미덕을 허물자고 말한다. 아니 허물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채용권이라는 칼이 들려있다. 누가 허물려 할 것인가? 말이 좋아 '너를 알고 싶다'지, 이건 '너를 검열하고 싶다'와 다를 것이 없다. 뇌세포 하나 하나 추적하여 모든 사고와 사상을 뿌리까지 캐낸 다음, 자신의 기준으로 이리 저리 재단하고 어떤 위해나 불쾌함을 유발할 징후는 없는지 판단하려 한다.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며, 만약 그런 고용주가 있다면 채용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라는 저 발언은 U)&#(@^*#@^(#@이다. 그런 식으로 이 세상 모든 인력수급이 이뤄진다면 '지상천국'은 이미 이룩된 것이다. 어쩌면 이글 작성자는
김규항 씨를 무색케하는 이상주의자일지도 모른다!!!
그의 말을 빌어 이렇게 돌려주고 싶다. "블로그를 검열하지 마라. 블로그는 원래 그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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