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필름카메라를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어쩌다가 필름카메라에 맛들이면 '나의 취미친구'도 한사람 늘고
또 하나의 필름사용자가 늘어남으로써, 필름이 계속 생산되어
이 쏠쏠한 취미생활 유효기한도 늘어나는게 아닌가 하고
이번에는 필름카메라를 추천하고 싶다.
이번의 기준은 25만원 이하이다.
그리고 수동카메라이다.
아 수동이라고 겁먹지 말자, 아래에 소개하는 카메라들은 노출이 오버인지 언더인지를
내장노출계가 가르쳐 주고, 초점이 맞았는지 안맞았는지는 눈으로 보이거나, 거리계로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1. 올림푸스 xa 이다. 현존하는 가장 작은 필름카메라 5위 안에 들꺼다.
가격은 대략 10만원 내외이다. 당연히 신품은 없다. 모두 중고이다.
하지만 전자제품의 성격이 강한 디카와 달리 필카는 고장 나는 확률과 가능성이 더 낮다.
이 카메라는 이중합치식이라고 초점을 두개의 창이 겹쳐지는데에서 맞는것으로 짐작해야 하는 카메라이다.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이루어진 바디는 무척 가볍다. 하지만 조리개를 조절할 수도 있고,
아웃포커싱(원하는 부분만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는 흐릿하게 날려버리는 기술)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작다. 그리고 이쁘다. 게다가 저렴하다.
2. 미놀타 x-700 이다. 이 카메라는 대략 15만원 내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이 카메라는 SLR 카메라이다. 찍히는 장면을 그대로 (100%는 아니다.) 볼 수 있다. 어떤면에서
디카처럼 미리 볼 수 있는것인데, 물론 전력소비면에서 디카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이 카메라에 번들로 나오는 50 mm 렌즈를 끼우고, 사방에 초점테스트만 해도 황홀해진다.
또 이 카메라는 니콘 혹은 캐논등 메이저 경쟁사들 제품과 달리 플라스틱 바디다.
조금 불안하지 않을까, 내구성에서...아니다.
어차피 땅에 떨어져서 큰충격을 받을꺼라면 금속이나 플라스틱이나 매일반이다.
이 카메라에 달려 있는 렌즈는 '부드러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3. 마지막 카메라는 롤라이 35 se 이다.
이 카메라에 달려 있는 렌즈는 그 유명한 전설의 ' 칼짜이즈 조나'렌즈이다.
이 렌즈는 소니디카에 붙어 있는 '칼짜이즈 바리오 조나'와는 차원이 다른 훌륭한 렌즈이다.
그런데 카메라는 완전 수동이다.
그래서 거리는 거리계로, 짐작으로
노출은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조정으로 맞추어야 한다.
필름을 넣을때 조차 번거롭지짝이 없는데,
카메라른 반토막 내는 것처럼 나눠서 중간에 집어 넣는식이다.
하지만 그만큼 '손맛'이 있는 카메라이다.
어쩌면 그런 번거로움에 자신을 조금씩 적응시켜 가는 멋이 있는 카메라이기도 하다.
아...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지난 여름 은성수도원을 갔을때 며칠을 놀다가 어느날 심심해서 계곡에 들어가
가재를 찾았었다.
20년만에 가재 생각이 나서 계곡을 뒤지는데
여간해서 보기 힘든것인데, 역시나 찾기 힘들었다.
반나절을 헤메다가
드디어 바위밑에 약간고여 있는 물에서 꼬물꼬물 나의 발걸음 진동에 놀라 도망치고 있는 녀석을 보았을때
순간 기쁨이 발끝에서 머리속까지 스물스물 기어오르듯 하더니 이내 꽉 차 버렸다.
먹을수도 없는걸, 팔 수도 없는걸, 남에게 자랑하기도 뭐한것을
뭐가 좋다고 그렇게 기뻐했는지는 오직 나만이 안다.
나에게 그 '가재사냥'처럼 당신이 혹시 '필름카메라를 만나' '예기치 못한 기쁨'이라는
일상 가운데 놓인 조용한 섬에서 쉬고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컴퓨터니, 휴대폰이니 인터넷이니 그런거 다잊고,
게다가 인스턴트 컵라면처럼 어설프게 팍 익어버리는 디지털에서 잠시 해방되어
손해보는 재미에 빠져서 나와 함께 이야기 하면 얼마나 좋을까??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