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주민에게 던지는 화두 (話頭) ****
얼마전 동사무소에서 인터넷을 기웃거리다가 습관을 쫓아 디지털조선일보 사이트에 들어갔다. 난 승혁선배와는 달리 조선일보를 자주 보는 편이다. 뭐 이유는 따로 없고, 우리나라 신문이 대부분 제 색깔과 방향성을 가지지 못하는데 비해 조선일보는 마음엔 안들지만 그나름대로 색깔이 뚜렷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도 보면 난 악당도 개성이 뚜렷한 악당이 좋다.
인격은 엉망인데 신념만 뚜렷한 사람도 밉긴해도 경멸하진 않는다.
그렇다 조선일보에서 첨 이 기사 '목회세습'에 대해서 읽었을 때 내가 첨 든 생각은
1: "기윤실(이 문제를 공론화시킨 단체)이 배짱 있어졌군..." 이었고.
2: "앞으로 전도하기 힘들어 지겠군..가뜩이나 교회보고 기업이라고 하는데."
3: "목회세습을 한다는 그 교회청년들의 반응은 어떨까?" 하는것이었다.
곧장 기독교 윤리실천운동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뭐 올려진 글들은 대부분 '목회세습' 나빠요..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토론마당이라고 해서 들어갔는데,...너무 실망이었다. 마치 각교회 아웃사이더들은 다 모인 느낌이었다.
목회세습이 과연 나쁘기만 한것일까? 난 여기에서 문제를 시작하고 싶다.
**** 목회세습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
많은사람들이 인정하듯 한국교회는 담임목사 개인의 컬러가 상당하다.
여의도 순복음 교회! 하면 조용기목사를 빼고는 생각할수 없고, 온누리교회! 하면 하용조목사가 떠오른다.
어떤사람들은 극단적으로 이런 현상을 보고, '담임목사 독재체제'라고 비판한다.
하지만..그 좋아들 하는 미국의 윌로우크릭교회하면 빌 하이벨스 목사빼고 무엇부터 생각날까? 갈보리채플하면은 척스미스 목사가 떠오르지 않는가?
목회의 특수성 즉 목회자는 목자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이런 것은 전혀 괴이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빌 하이벨스의 말처럼 교회의 비젼이란 담임목사의 비젼의 다른말이다.
목회세습이랑, 담임목사의 비젼=교회의 비젼이랑 무슨 상관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담임목사의 비젼이 다음대 목사까지 자연스레 이어지는 좋은방법중의 하나가 목회세습(이 단어는 너무 이상하다..)이라는 것이다.
1990년대 온누리교회를 시작으로 한국교계를 흔든 멘토링에 대해 아는지, 당시 이 개념은 이제 후계자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한국교회들에게, 그리고 평소 지속적인 양육을 필요로 하고 있는 평신도들에게 단비같이 다가왔다.
엘리야와 엘리사, 모세와 여호수아..처럼 멘토와 멘토리 관계는 멘토리의 성장을 위해서도 유용하지만 앞날이 불투명한 한국교회에게는 더 없이 명쾌한 이론이었다.
하지만 참으로 안타까운건 담임목사가 오래도록 한사람(부목사)를 키우고 세워주기엔 한국교계는 환경이 어렵다. 보통 교육전도사(파트타임)을 신학교때부터 시작해서 전임전도사->부목사->담임목사로 성장해가는데..어느교회고 한사람을 곁에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는건 한국교회의 관습이 허락하지 않는다.
뭐 관습문제가 아니다. 한평생을 아버지와 함께 보낸 아들보다 아버지을 잘 이해하고 비젼을 공유하고 승계하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사람이 있을까?
아들이 괜찮은목사라면 말이다. 상상해보자..조용기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은퇴하고, 전혀 뜻밖의 인물이 담임목사에 부임한다면 담임목사색체가 강한 교회에서는 교인의 대부분이 신앙의 구심점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물론 성숙한 여러교회에서는 목사가 수시로 바뀌어도 적응하고, 이겨낼수 있지만 아직 우리 한국교회는 연약하다. 신앙의 전통이 수천년된 서방과 비교하는 것이 우스울 정도다.
****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
솔직히 말하자면 난 목회세습이 싫다.
하지만 스스로 목회세습을 했다는 교회 사람들을 만나보고, 또 느낀건 우리가 너무 문제를 확대시키고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또 큰교회 목사하는게 큰회사 회장하는것처럼, 돈이 호박넝쿨들어오듯 굴러오고, 여유와 낭만이 넘치는 일이라고 상상하는것조차 이상하다.
설교하는 내가 자란 교회다.! 어쩌면 내가 설교하던중에 내 유년부 교회학교 선생님이 이제는 환갑이 넘은 나이로 나를 바라보며 아멘을 연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정도 자신이 없다면 결코 내가 자란 교회에서 목회를 할 수가 없는일이고,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목사 아버지가 말하길, 내가, 교회를 키워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들었으니 네가 받아랏 하고, 아들이 상속세도 안내고 물려받는다..는 식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 그것도 같은 그리스도인이로써 말이다.
적어도 필드안에 선 선수는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목사가 평일에는 교회에서 시원한 에어콘 아래 낮잠자면서 일주일에 한번 주일에만 설교하면 일과 땡이라는 세상사람만이 그런 비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기윤실은 '김홍도목사'건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단체다. 난 교계안에 이런단체가 하나이상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윤실이 조선일보가 그렇듯, 반론의 여지없이 특정교회를 향해 화살을 날리는건 너무 치사한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왜 그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을까? 왜 한쪽 소리만 발하고 있을까? 너무 안타까울뿐이다.
대중은 언제나 사람이 많은 방향으로 몰려가서 그 흐름을 일반화시킨다. 말이 어려운가? 소리엘이 나와서 한국 씨씨엠은 발라드이외에는 거의 설자리를 잃었고, 낮은울타리의 기사가 뉴에이지로 여러 가지를 정죄하는 바람에 교계안데 다른색깔의 문화비평가는 거의 없다. 소리엘 잘못이 아니고, 당연히 낮은울타리 잘못도 아니다.
문제는 언제나 많이 몰리는 것에 잔뜩 몰려서 그것만 밀고 나가다가 하나의 이데올로기화 기켜서 나머지 가능성을 전혀 두지 못한다는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 섬주민들이여 필드로 나가자! ****
내가 목회세습 이야기로 내 글들의 시작을 삼은 이유는
1: 목회세습은 어린이가 보아도 우스울 만큼 기윤실 말이 맞다. 안될일이다.
당연히 내가 '목회세습'이 옳다! 라고 외칠 때 누군가 반론을 해주리라. .그렇게 해서 더욱 생각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다.
2: 왜 우리가 한가지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사이버상에 글들을 보면 거의가 교회의 아웃사이더들의 생각인 것 같은데 대부분 교회는 썩었고, 변화시켜야 한다는데에 뜻을 맞추고 있다.
3: 하지만 그런다고 바뀔까?
물론 바뀌긴 할꺼다. 하지만 처음 말했듯이 필드에 서지 않은 자의 말이란 언제나 바닥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교회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취향 따라 철새깥이 행동하는 녀석들의 말은 거의가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난 목회세습도 이와같이 필드를 이해못한채 끝나는 공론이 되기 싫어서, 내 글이 앞으로 현장을 고려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이 글을 시작한 것이다.
4: 지금 광성교회와 충현교회의 홈페이지를 가보면 청년들은 거친글을 마구 올리고, 관리자는 그 글들을 지우기 바쁘다. 욕설까지 등장한다. 서로가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설득하기 바쁘다. 하지만 적어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선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상대방이 나를 이해못하면 내가 상대방을 이해하면 되는데..이게 쉽지 않은가 보다.
난 세상에 쓰레기 같은 인간이란 어디에도 없다고 믿는다. 누구나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굳게 믿고 있고, 그 뚜렷한 증거가 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로가 다른생각을 가졌다고 투쟁을 선언하는 것은 세상에서나 하는일이다.
생각하는 섬에서 야영하시겠는가?
그럼 다음 세가지를 준비하고 멋진게임을 하자!
1. 나와 다른생각을 가져도 '그러려니 하는맘'
2. 올라오는 칼럼지기의 글이 맘에 안들면 용감하게 저항하는 '살아있는증거'
3. 그외에 성실(한주에 한번은 독자의 한마디 란에 글을 남기는 것) 등이 필요한거다.
난 아직 시작도 안했다. (20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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