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선거는 재미있더라
11월 7일 미국대통령선거가 끝났다. 미국이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있는나라가 그런지 우리나라 신문1면까지 며칠간 해드라인을 장식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선거를 일종의 경주로 엔터테이먼트로 보아서 그런지 먼 바다건너에서 신문쪽기사로 읽는 나에게 까지 긴장감을 주었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듯이 아직 미국의 대통령은 확정돠지 않았다.(어쩌면 이글이 올라갔을즈음에 나왔을찌도 모르겠다.) 마지막 승부처인 플로리다에서 양후보..즉 부시와 고어의 표차이가 너무 근소해서 플로리다주법에 따라 재검표를 하게 된 것이다. 현재시각..11월 11일 오후 2시에 잠깐 뉴스속보를 보니 재검표결과 처음개표때보다 표차가 더 줄어 있어서, 또 그밖의 여러 가지 이유로. 민주당의 고어선거캠프측에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용감한 발언을 했다.
** 남얘기만 아닌 것이
바다 건너에서 구경하는 우리로써는 참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남얘기만은 아닌 것이. 요즘 시즌이 우리들 교회에서도 한창 선거철이기 때문이다. 각교회 고등부부터 시작해서 제직회에 이르기까지. 또 각교단들의 총회에서 총회장선거도 있으니 말이다.
모두 알다시피 어느교단이고 거의 예외없이 우리나라 각 기독교교단들의 총회장선거에서 금품과 협박이 오고간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얼마전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교단인 예장(통합)에서 젊은목사들끼리 모여 총회선거를 개혁하자는 성명을 내놓자, 총회에서는 해당목사를 경질하겠다는 발표를 해서 화제가 된적이 있다. 안믿는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재미있기만 한 것이다.
사실 성경에는 어디에도 선거라는 제도가 보이지 않는다. 성경사회는 하나님이 알려주신대로 또 그당시 근동의 관습대로 제비뽑기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인가 투표로 바뀌었다. 우리 알다시피 로마 교황은 추기경들의 투표로 뽑는데, 종교개혁당시에도 추기경들끼리의 뇌물이 상당했었다.
** 재미로만 보아서도 안된다
다시 미국대통령선거로 돌아가자. 몇몇 뜻있는 언론 그중에서도 워싱톤포스토처럼 여론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편인 언론에서는 이번 미국대통령선거결과에 대해 심한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다름아닌 어느 한쪽이 압도적이지못하고 그래서 경쟁이 더 치열했었기에, 선거중에도 미국이 보수와 진보로 양분되고, 선거가 끝난후에도 상처가 더 벌어질까봐 걱정인 것이다. 무시할 수 없는 주장인 것은, 만약 아직까지의 판도처럼 부시가 대통령이 되도 총투표자의 51%지지를 받는 고어후보측에서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너무 거대한 집단이기에 누구도 손댈수없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였으면 계엄령이라도 발포되었을꺼다. 우리 교회안에서도 선거중에 이런 모습이 눈에 띈다 오래도록 장로선출을 기다리다가 피택이 되지 않자, 교회를 떠나는 예는 상당하다. 총회장선거때 전라도 경상도로 선을 긋고 싸우는 희극도 벌린다.
세상선거와 마찬가지로 우리네 교회에서도 큰선거에서는 어김없이 돈이 등장한다. 이글은 깨끗한 선거를 합시다..교회안에서..라고 말할려고 올린게 아니다. 선거를 임하는 모두의 마음..뭐..쉽게 말하자면 [민주주의를 소화하는 크리스챤]이라고나 할까? 너무 거창한가..? 하하.
** 이제 교회선거철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각교회 -아마도 이글을 읽는 상당수의 독자가 청년부니까 청년부 회장단 선거를 예로 들자.- 들에서도 선거에 한창일꺼다. 우리교회들은 선거철이 다가오면 다음과 같은 두가지색깔을 보인다.
대다수의 교회에서는...
A교회는 임시총회를 통해 회장단후보를 뽑았다. 거수로 했기에 상당한 사람이 추천되었지만, 그중 과반수이상은 사퇴를 했다. 선거운동이라는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냥 주님이 시키시면 하고, 만약 그게 싫으면 사퇴하면 되는 것이다.
위의 교회 같은 경우는 선출되는 자리가 권력이나 돈과는 거리가 먼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구미당기는 자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세상적인 눈으로 보아서 그렇다. 하지만 후보들의 눈또한 하늘에서 떨어진것이라고 할수 없잖은가?
일부 유명한 교회들..
옆동네 B교회는 요즘 장로선거 때문에 떠들썩하다. 각후보들은 평소에는 얼굴도 안비치던 새벽기도부터 철야기도회까지 거의 교회에서 산다. 선거운동또한 재미있는데, 먼저 권사가 된 사모님은 아는사람에게 전화를 하는걸로 하루를 보낸다. 물론 금품이나 협박같은 것은 없는 공정하고 깨끗한선거다. 단지 너무 과열되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런사람들은 대체로 초신자들인데, 왜 그렇게까지 장로가 되고 싶어할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의 멘토가 신학교졸업반일 때 일이다. 반에서 정신이 좀 혼란스러운 급우가 있었는데,그 친구가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이랬다고 한다.
"우리 아버지가 서울의 y교회 장로야! 너네들 다 알고 있겠지만, y교회 장로되기는 국회의원되기보다 더 어렵다고."
그 얘길듣고 나의 멘토는 '저 녀석 좀 모자르군..'하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서울의 몇몇교회 장로선거는 교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곳 인천에서까지 관심을 가지고 본다. 명예와 어쩌면 돈이 걸린 자리기에 그렇게도 집착하는걸까? 평생 장로선거에 나갈 일없는 나로써는 도무지 짐작이 안되는 일이다.
그렇다. 이런 두가지 유형이 있다. 하지만 두선거가 지나간 자리는 별로 보기 좋은모습이 아니다.
** 무언가 이상하다.
A교회 같은 경우..많은 사람들이 성직을 영광과 은혜의 기회로 생각하기 보다는 단지 고생과 희생의 길이라고 믿는 순교자컴플렉스에 빠져있는경우다. 스스로가 부족함을 잘 알아서 겸손하기에 자리를 안맞고 물러난다고 생각하면 좋겠지만, 그럼 A교회는 모자란 사람, 얌전한 사람, 겸손한 사람만 살고, B교회는 잘난 사람, 떠들썩하고 교만한 사람만 다니고 있나..무언가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성직은 거의 반강제적으로 주어진다. 물론 죽도록 하기 싫다면 절대 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예수믿는것도 살려고 믿는건데, 죽으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단지 하나님이 주신 자리, 그리고 그 자리는 고난뒤에 영광과 남이 알지 못하는 기쁨이 있다는걸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아주 개인적인 관찰에 의하면 부흥하고 자라고 있는 교회의 경우 임원이 되는 것을 기도하고 있는 사람이 많았고, 교회 나이가 30년 이상된 전통교회의 경우는 임원이 되느니 교회를 옮기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았던것같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찰이다.
B교회의 경우는 미국의 대통령선거처럼 과열경쟁으로 교회가 분열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떨어진 사람이 상처받지 않게 창피해 하지 않게 준비를 해야 한다.
한해전의 이야기다. 난 그때 한참 각교회 대학,청년부주보를 모으는걸 취미 비스하게 하고 있었다. 그때 서울 강남의 C교회 주보를 보고 난 다른세계를 보는 충격을 받았다. 우리 교회의 경우 회장후보로 선출되면 서로가 안하겠다고 하고 서로가 자리를 미루면서 몸 을 사리는데, 그 교회는 회장,부회장 후보가 마치 대학가 총학생회장후보처럼 러닝메이트로 나와있고, 후보가 많아서 기호1, 기호2 이렇게 불리하고 있었는데 각자의 공약까지 내걸고 있었다. 난 너무 부러워서 그 주보를 복사해서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던것같다.
한해가 지난후 올 연초에 목사교회세습에 대한 파동이 그 교회를 덥쳤다. 목사세습에 대해서 그 교회청년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날인가 그 교회청년 30여명인 옆동네 S교회에 새신자로 등록하겠다고 교회를 옮기겠다고 피난을 왔다는거다. 난 웃음을 잃고 일종에 허탈감을 느꼈다.
한마디로 선거가 시작되기 전의 교회분위기로 어느교회가 좋다 나쁘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는 너무 얼어붙어있으면 녹여주어야 하고, 너무 과열되어 있으면 식혀주어야 하며, 선거자체가 교회의 아름다운행사가 될 수있도록 잘 제어해야 한다는말이다.
** 임원되는 사람들이여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하라고 하면 -저는 부족해어요..-라고 말을 시작한다. 사실이다. 우리는 다 부족하다. 잘나서 뭘 시키는경우는 아주 드물다.어쩌면 없을런지도 모른다. 중요한건 일은 주님이 하시고 우리는 청지기니. 교회일하다가 사람이 다떠나고, 교회 분위기가 험악해져도 그건 하나님 농사가 망친것이라는것다.
** 이런사람이 회장으로 뽑힌다.
-회장은 대체로 조금 과묵하면서 신앙심이 있어보이는 소위 신실하다는 사람을 뽑지. 그리고 부회장은..아..난 부회장 뽑는 안목을 이해할 수가 없어...아..대체로 흰블라우스에 검은치마를 입은 무다리통의 얌전한 신사임당형의 자매가 뽑히지... 그리고 여기가 중요해..이제 일을 하는 사람..총무는 빠릿빠릿하며 똘망똘망해 보이는 사람을 뽑는단 말야..그러니까.다들 총무되라고..-
삼일교회 전병욱목사의 말이다. 위의 서울 Y교회 집회에가서 들었는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설마..하고 기도했는데 이글을 쓰는 필자는 지금 인천 J교회 총무다. 하나님은 정말로 상상을 초월할정도로 나를 유쾌하게 하시고 깜짝 깜짝 놀라게 하시는 짐작이 안가는 주님이시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 민주주의라면 다 통하는 우리나라
모두가 알겠지만, 민주주의는 최상의 방법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우리 교단들을 총회장선거도 성경대로 제비뽑기를 하는 것이 더 옳은건도 모른다..성경에 가까운니까..하지만 문제는 제비뽑기에 신학적인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제비뽑기로 뽑힌 사람에 대해서 하나님이 선출하신 사람으로 온전히 믿고 가는 믿음이 그 신앙이 목사로 가득찬 총회 예배당에서도 볼수없다는데에 있다.
만약 하나님께서 다윗같은 젊고 활기찬 인재를 기대하시어, 필자가 30살 목사로 안수받고 총대가 되어 총회장에 들어갔는데, 짐작안가게 은혜주시는 하나님이 나를 제비뽑기를 통해 선출하시면, 어쩌면 우리 교단은 그 다음주부터 목사가 나하나만 남을지도 모른다. 다 떠나서....
민주주의식 다수결 선출은 우리의 믿음과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선분의 중간쯤에 위치한것이라고나 할까?
** 패를 가르지 마라.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제비뽑기도 싫고 민주주의식 다수결에 그대로 순복하기에는 너무 자존심이 강해서. 어느곳에서는 떨어진 후보가 일종의 아웃사이더 집단을 만든 경우도 있다. 이번 미국대통령선거에서 사실 부시나 고어나 대단한 인재는 아니었는데, 여론조사에서 항상 우위에 서있던 부시가 선거중 인기도가 계속 바뀌는 일이 있어났던 것은 다름아닌 공화당에서 대통령후보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맥케인에게 있다. 그가 공화당예비선거에서 지고도 한동안 부시의 손을 들어주지 안고 자신의 지지자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던 것이 부시에게 장애물이 되었던거다.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맥케인 집안의 가훈이 -우리는 신념을 위해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라는데, 어떤신념을 위해서 왜 죽는지는 생각하지 않나보다.
일단 선거가 끝나면 마치 선거가 없었다는 듯이 그리고 새로 선출된 회장단이 하늘별나라에서 보내주었다는 듯이 황송하게 경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고어는 졸장부일지도 모른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고어가 부시에게 1표차로 지었다 치자..하아..고어 지지자인 나로써는 참 안타까운일이다. 그래서 그가 선거에 승복하지 않고, 소송을 걸고, 재선거를 요구하며 부통령자리에서 안내려온다고 치자.. 그는 그날로 졸장부가 되는거다. 그가 선거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후보자 등록을 하겠다는 것은 미국의 법률안에서 경쟁하겠다고 동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미국법률이 표를 한표라도 많이 얻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거라고 했으면 그는 거기에 복종해야 한다. 싫으면 미국다음으로 재미있는선거를 하는 우리나라로 이민오거나, 4년후를 기다려야 한다.
자 이제 선거가 시작하고 끝났다. 교회에서 오랜만에 재미있는 행사가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교회라 그런지. 세상 그것도 미국선거처럼 재미있지가 않다. 결국은 하나님이 뽑으신다는 굳은 믿음 때문에 침묵하는걸까?
** 더 재미있는 선거를 위해서
더 재미있는 선거를 기대한다면 다음을 주목해보자.
뭘 알아야 하지..
후보자 한사람 한사람을 자세히 조사해서 유권자에게 알려야 한다. 많은교회들에서 전에는 안보이다가 여름수련회부터 11월경까지 열심히 봉사한 사람에게 과한 점수를 주는 경우가 있다. 나는 어느날인가 참담한 기분이 든적이 있는데 전해 임원의 반정도가 더 이상 교회를 안나온다는걸 알았을때였다. 더 알고보니 그 반중에서 상당수가 새신자로써 교회에 적극적으로 적응해볼려고 하던차에 너무 무거운 짐을 지게 되어 지치것이었다.
싫으면 시집가
하기 싫다는 사람 위에서 말한대로 때려죽여도 죽어도 못하겠다는 사람은 절대 시키면 안된다. 물론 어느정도 때리면 다 하겠다고 하겠지만..
고등부때 일이다. 친하게 지내던친구가 어느날 회장이 되었다. 회장이 된 이유가 무척 톡특한데. 이녀석이 후보소감을 말하래니, -저 시키면 우리교회 망해요..-라고 말하며 비시시 애교있게 웃었다는 것이다. 무언가 재미있고 새로운 것을 바라는 대중들은 그를 찍었고, 그는 회장하기가 싫어서(실상 하는것도 그다지 없없는데) 한해동안 2번이나 가출을 해서 내게 제주도에서 전화를 한적도 있었다. 그가 전화를 해서 처음 한말은 -인규야..나 회장하기 싫어-였다. 참말로..때려죽이고 싶은 순간이었다. 그때 아마도 내가 그녀석대신 매주 회의를 인도했었나보다.
무엇보다도 기도
기도..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세상선거와 우리네선거가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기도로 하나님이 정하신 사람을 골라내는 것이다. 이미 뽑으신 사람을.. 여기에 결정타는 그분께 있는 것이다. 모여서 기도도 하고, 총회중에도 기도하고, 전임임원과 후보자의 경우는 금식까지도 불사해야 할꺼다.
** 임원공포증
많은사람이 임원이 되길 두려워 한다. 전임임원들이 고생하는걸 가까이서 보아왔기 때문에 더욱그럴꺼다.
YWAM의 로랜 커닝햄의 말인데, 말은 선교사 그리고 목사의 자녀가 한때 방탕하게 일탈행동을 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부모님의 사역의 고난과 희생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역자되는 부모는 먼저 하나님 일함으로써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즐거움과 포만감과 영광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전임임원들의 좋은길잡이도 임원이 되는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없앨수없다.
**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
하나님은 우리가 평생의 동역자가 되길 바라신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젊음을 드린다는 것, 하나님과 기쁨을 나눠가진다는건 대단한 영광이다.
다시 말하지만 민주주의는 최고가 아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최선이고, 우리가 속해있는 나라가 민주주의를 표방하니까 그대로 따라가는 것 좋을듯하다.
지금부터의 선거가 매끄럽게 흘러가야, 나중에 장로, 총회장선거때도 안좋은냄새를 풍기게 되지 않는다. 혹시 여러분중에 임원이 되기 위해 뇌물을 돌리는 아저씨는 없겠지..
(2000.12.3)
명 오늘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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