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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단을 만드는가?
눈치빠른 독자는 여기까지 읽으면 알겠지만 난 이단이라는 분류 기준을 최소한만 빼놓곤 거의 믿지 않는다. 이단은 만들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봐, 나에 대한 - 글에 관련된 -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난 한국 교계에서 가장 세력이 크다고 뻐기는 신학교 휴학생이며, 세계에서 10위한다는 교회에 다닌다. 자랑하려는게 아나라 행여나 이단의 사주를 받지 않았나 하는 안기부적 생각을 처음부터 뿌리뽑기 위해 밝혀두는 것이다.
그럼 이단은 왜 생길까? 부흥하기도 힘든 시간에 이단 만들어 내는게 보통일이 아닐텐데 말이다. 예전에 현대종교에서 한국예루샬렘교회 이초석목사 이단진위를 가리기 위해서 직접 집회장에 소형카메라와 직원들을 투입시키는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일을 하는데, 어디 할 일이 없어서 일까?
우리가 이단을 만드는 이유들..
우리 교계가 이단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이런것들이 있다.
1.스스로가 정통이라고 믿고 싶어서이다. 사실 정통이라고 하기엔, 영적인 아무런 증거가 없고, 자신있는게 없으니까, 남을 정죄함으로써 스스로가 의롭다고 자위하고 싶어서 이다.
2.다양성과 비판을 용납못하는 품성 때문이다. 나와는 조금만 신학적,교리적 해석이 다르면 어렵게 생각할것없이 이단이 된다.
3.무식해서 이다. 의외로 신학대학 교수들의 경우 이단정죄사업(?)에 참여 하지 않을뿐 더러, 이단이란 단어 사용에 인색한 것을 볼수 있다. 대다수의 신학교에서 교회사를 제외하고는 이단을 따로 익히는 시간이 없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이단에 집중해왔다.
우리는 그동안 건강한 체력을 이상한 작업에 다 소모시켜버렸다. 제대로 된 제자훈련과 성경공부에 투자하기도 빠듯한 시간과 힘들을 우리는 스스로를 세우고 싶은 마음 때문에 남을 정죄하는 일에 귀한 것들을 놓치게 된 것이다.
근래에 들어와서야 한국교계안에 이단논쟁에 대한 인기는 시들해졌는데, 그 이유는 더 나은 것을 찾으려고 차선의 것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제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 종교에서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며, 예전에 정죄했던 이단들이 이제는 너무나 세력을 키운 거대집단이 되어서 함부로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00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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