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후원하는 자매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몇주 교회일로 학교시험으로 도무지 인천에 내려갈일이 생기지 않아서 약속을 몇주미루어서 겨우 약속을 만들었는데, 만나기 전날 문자가 왔다.
‘저번에 후원하기로 했던거, 다른분에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해요! 내일 만나서 이야기해요!’
그 문자를 받고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이게 뭐야!’라는 분노였다.
갑자기 날라간 J군의 학습지도 아깝지만, 마치 그돈이 나의 돈인것처럼, 그리고 나를 통해 후원되어야 가장 좋은방법으로 사용되는것처럼 생각이 들었다.
내일 만나지 말까? 만나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약속을 미루어서 나에게 와야 할 돈이 다른곳으로 간것처럼, 마치 예전에 예정된 과외 아르바이트를 학부모와 면담 약속을 미루다가 취소된것처럼 아쉽고 아까웠다.
드디어 약속날이 되었는데 둘이 만나기는 부담 스러웠다.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미운맘까지 솟아올랐다.
동시에 이런 속좁은 전도사, 스스로를 세상의 중심이라고 착각하는 내가 미웠다.
그래서 아는 자매 한사람과 셋이서 아는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었다.
본래 친하지도 않은 사이여서 할말이 많치도 않고, 후원해주는 자매는 우리교회에 후원해주기로 한 것을 다른곳으로 돌려서 미안한지 계속 눈치만 보고 있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나는 쫌생이입니다’ 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면서 포크와 수저를 들어다 놓았다 했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이 자리에서는 내가 ‘주빈’인 것은 분명하다. 무슨말을 할까 하다가,
어쩌면 원래 후원받았어야 할 J군의 이야기를 했다.
J군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이야기 했다.
어쩌면, 최소한의 후원이라도 연결시켜 줄려는 마음이었을찌도 모른다.
내 앞에 선 두사람은, 나의 말솜씨 때문인지, 아니면 J군의 어려운 형편때문인지 한참을 들었다. 나는 신이 나서 더 말을 많이 했고, 자그마치 시계를 보니 2시간 가까이 혼자 여러말을 늘어 놓았다.
이제 자리를 일어나려고 하는데, 두 사람이 입을 열었다.
‘인규가 있는곳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꼈어!’
나는 생각했다.
‘아니... 이게 아닌데, 내가 목적으로 한 것은 이게 아닌데’
두사람의 감상은 계속 이어졌다.
‘나는 참 편한곳에서 신앙생활을 하는구나. 라는 것을 느꼈어. 오늘 만나서 참 좋고 고마워’
우리는 조금 더 이야기 하다가 헤어졌다.
집에 돌아오는 전철에서 나는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거지처럼 손을 벌려서 후원을 늘려보려는 나의 맘이 부끄러웠고,
자매들이 말한
‘하나님의 역사하심’의 한 가운데 있으면서 그걸 못느끼고 있는 ‘당사자인 내가 부끄러웠다’
동시에 무언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 그건
내가 오늘 3만원일지, 5만원일지 하는 후원을 못받았지만,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j군은 하나님이 돌보실거 아닌가 하는 안도감과 감사,
그리고 이 부족한 전도사를 계속 사용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렸다.
그래서 돌아와선, 가정예배중에 감사기도를 하곤, 어쩌면 물주(?)가 되었을지도 모를 두 자매에게 감사하다는 진심어린 문자를 보냈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아이들을 돌보신다.
하나님의 사역 가운데 내 집착과 소유욕이 사그라들길 기도하며....
(끝)
* 언제나 매달 성실하게 후원해주시는 J 자매님께 감사드립니다. 자매님은 제가 아침에 기도하는 첫그룹 중에 한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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