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교회에서 나온후 몇 달이 지났을때 한자매가 전화를 했다.
개척교회로 떠나는 나에게 그 교회의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싶다고,
난 우리 어린이를 후원해준다는 이야기보다, 내가 아직도 주안교회의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았구나 하는 반가움에 그러시라고 하고는 계좌번호를 가르쳐 주고 전화를 끊었다.
까맣게 잊어버렸었다.
하지만 인터넷 계좌조회를 할때마다, 매달 20일이면 언제나 3만원이 들어와 있었다.
처음에는 몇 개월 가겠는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전에 견습선교를 간 친구의 선교 후원관리자를 할때도 처음에는 많은사람들이 작정하고 기도했지만, 몇 개월못가서 대부분 잊어버리고, 그들에게 돈을 독촉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던 것이 기억나서,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그녀가 매달 20일에 꼬박꼬박 3만원을 넣어준지 2년이 되어간다.
중간중간에 전화해서는 아동부 여름성경학교 할때 필요한게 없는지 묻기도하고, 단체티라도 맞추라고 얼마를 넣어주기도 했다.
가깝게 지내던 사람도 아니었기에 참 감사했다. 더구나 많이 버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더 그랬고, 후원을 꾸준히 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더 감사했다.
직장생활을 해본적은 없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해본 나로써는, 그녀가 보내오는 3만원이 얼마나 큰돈인지 알기에 매달 20일이면 너무 부담스럽고 감사했다.
어려운 형편에 보내오는 돈을 나는 과부의 두 렙돈처럼 고마워했다.
그러던 어느날, 다시 한통의 전화가 왔다.
‘혹시 아동부에 어렵게 지내는 어린이 있나요? 제가 한사람 더 후원할 여력이 생겼어요. ’
잔뜩 흥분한 목소리 였다.
감사함과 동시에 무언지 모를 뿌듯함이 솟아올랐다.
동시에 가슴이 북처럼 쿵쾅쿵쾅 울렸다.
내 머릿속에서는 우리 교회의 J군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오래전부터 알콜중독으로 일을 못해서 기도원에서 생활하시고, 어머니가 간간히 공공근로를 해서 세식구가 단칸쪽방에서 생활하는 J군은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신앙도 열심이고 공부도 할려고 노력하는 착한 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근래에는 내가 J군에게 공부 못할꺼면 학교 그만두게 하고 인천의 공장가서 일 시킨다고 엄포를 놓았더니 책을 조금 보더라는 어머니 집사님의 말씀이 있었다)
일년을 내가 가르치면서 조카녀석처럼 아끼면서 사랑해주었는데, 이제 무언가 눈에 보이는 것으로 해준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적어도 학습지 정도는 해줄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계속) - 2부는 헤드라인이 아닌 칼럼에 있습니다.
(사진속의 어린이들은 이 글의 내용과 무관한 우리 아동부 작년 성탄발표때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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