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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인가 우리학교에 하나밖에 없는 강의실 건물을 방학동안 리모델링 했다. 여느때처럼 전혀 알차지 않은 방학을 마치고 학교에 왔더니,
세상에 산뜻한 분위기의 ‘민들레 영토’가 1층에 들어와 있었다.
이건 뭔가...하는 생각..
구질구질한 신학생 분위기와 전혀 안맞지 않나 하고 생각했는데,
개점이 2년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 학기중에는 빈자리조차 찾기 힘들다.
정말 장사 잘된다.
잘안될것 같았다.
그래서 총장님도 민들레 영토 사장님한테 부탁부탁하면서 ‘모교니까 꼭 와달라’고 협박(^^) 까지 해서 유치했는데, 결과는 대박이었다.
물론 나는 거의 가지 않는다.
(난 여점원들의 하녀복장이 맘에 안든다. 여러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의 정신상태 문제다. )
그러던 어느날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한 글이 떴다.
(글을 링크하고 싶은데, 글쓴이와 학교가 모두 삭제해버렸네요)
-우상숭배 물러가라-는 내용과 제목이었다.
무엇이 우상숭배일까? 해서 민들레영토에 자주가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민들레 영토는 민토(이하 민들레 영토를 민토라고 합니다.)를 상징하는 두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민토 들어오는 길에 있는 얼룩소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우유를 만드는 얼룩소를 플라스틱으로 실물의 1/3정도 크기로 귀엽게 만들어 놓은것인데. 민토에서는 얼룩소가 한국인의 근면을 상징한다고 한다. (난 처음에 개..인가 했다. 똥개중에 있잖은가 얼룩덜룩한 큰개들...)
두 번째는 민토에 있는 ‘개’ 다. 민토에 가면 ‘콜리’같은 서양고급견종을 볼 수 있는데. 때론 만지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삐져서 구석에 쳐박혀 있기도 하다.
그런데 장신대 신대원생중 한분이
이 첫 번째인 ‘얼룩소’를 우상숭배라고 정의내려 버린것이다.
그 글의 요지는
‘소 모형은 구약성서에서 바알을 상징한다’라나 뭐라나,
대부분의 학교 구성원들이 경악을 했다.
‘아니 이게 뭐야! 좀 어떻게 된거 아냐?’
그러나 글쓴이는 강남 S모교회의 현직 교육전도사로 그글에 대한 모든 반론을 핍박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다시 글을 통한 문제제기를 계속했다.
- 님..죄송하지만, 님의 집에 있는 테디베어는 엘리사가 보낸 암콤두마리중 한 마리입니까?
- 우유를 드시는지요?
등의 농담마저 저주하면서 말이다.
그때 알았다.
그 어렵다던 신대원 입학시험도 그 사람의 ‘인격’ 아니, 인격은 고사하고 ‘상식의 수준’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것을...
두달 가까이 게시판에서 토론이 벌어졌다. 대부분이 얼룩소는 그냥 귀여운 소야..라고 말했지만, 아니야 모든물건은 의미를 가지는거야. 라고 말하면서 ‘우상숭배’라고 말하는이도 적지 않았다.
몇 달후 민토의 지승룡 목사는 후배들에게 ‘얼룩소는 우상숭배가 아니지만, 덕을 위해서 철수하겠다’ 라는 내용으로 요약되는 장문의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남기고, 얼룩소 모형을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그후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문제제기를 한 ‘얼룩소=바알신’의 신대원분이 졸업을 했음에도 얼룩소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아직도 ‘얼룩소=우상숭배’라고 믿고 있는 분도 상당하고,
그래서 그런지, 민토는 개점 2주년이 넘도록 민토 장신대 점에 ‘개’를 데리고 오지 않는다.
얼룩소야 생명이 없는 모형에 불과했지만,
살아있는 귀여운 강아지를 누군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정죄한다면 그 강아지가 상처받을까봐 그런것일까?
아니면 어딘가 버려져 있을 얼룩소가 말리는 것은 아닐까?
‘정말 개만도 못한 놈들도 있으니까 가지 말라’고 말이다..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을 보면은
생각과 표현의 다양성의 차이를 인정하는것을 넘어서
도대체 어떻게 된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너네 목사가 누구야..라고 물을 까봐 겁난다.
* 리디님이 최근에 올리신 글 보고 그냥 생각나서 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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