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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기민련, 기사련/프랑스의 정당/영국과 미국의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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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첫 번째 글에서 한국 최초의 기독교 정당인 한국기독당 탄생을 그보다 일년 앞서 창당한 통일교의 천주평화통일 가정당과 비교하여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기독당이 창당하면서 롤 모델(role model)로 삼겠다고 스스로 이야기한 바 있는, 독일에서 통일 이전부터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는 기독교 정당들을 중심으로 다른 나라의 기독교당의 존립유무를 그 나라의 정당분포 등과 관련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I. 독일의 정당
1.독일의 정치 시스템
다른 나라의 정당체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에 앞서 그 나라의 정치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으로 요청됩니다. 정치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닌 다음에야 그 나라의 역사와 종교와 문화 학문 심지어 신화등 무엇하나 그 나라 정치와 관련을 맺고 있지 않은 게 없을테니 ‘독일의 이해’같은 개론서라도 하나 당장 통독하여 지식을 학습함이 좋겠지만, 여기서 알고자 하는 것은 독일의 정당 분포를 이해하기 위한 정치제도이니 필요한 만큼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치체제를 이야기함에 있어 우리는 흔히 행정부와 입법부의 관계를 기준으로 하여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로 나누는 방식에 익숙합니다. 대통령제 정부형태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행정부를 구성함으로써 입법부와 행정부가 엄격히 분리되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정부 형태임에 반해, 의원 내각제는 입법부를 바탕으로 행정부가 구성되므로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 형태입니다. 영국과 미국이 전형적인 의원내각제, 대통령제 정부형태이며 다른 나라들은 이러한 정부형태를 기본으로 하고 이를 응용하여 각기 독자적인 정부의 모델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의원내각제를 기초로 하는 독일식 내각 책임제를 정부형태로 취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행정부의 수반이 되는 연방수상이 있고, 연방수상을 중심으로 한 각료들이 있으며, 수상과는 별도로 상징적 의미의 국가원수인 연방 대통령이 있습니다.
독일 연방정부의 내각 총리는 연방의회의 투표에서 재적의 과반수를 얻은 자가 총리에 의해 임명되며 임기는 4년입니다. 총리 아래 16명의 연방 각료가 있으며 대통령이 명예직에 가까운 반면 총리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징적이라고는 해도 연방 대통령에게도 의회에 대한 총리의 추천 및 임명, 연방재판관연방관리의 임명, 연방의회의 소집요구, 법률의 공포, 외국과의 조약의 서명, 외국 대사공사의 신임장 수령 등의 권한이 있기는 합니다(모두 대외적, 형식적인 그러니까 '정치색'이 빠진 권한들이지요). 수상과 대통령의 이름 앞에 ‘연방’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고 붙는 이유는 독일의 국가체제가 미국이나 구소련과 같이 연방 공화국(Bundesrepubik, Federal Republic)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의회는 연방의회(Bundestag)와 연방참의원(Bundesrat)의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연방의회는 지역 선거구별로 직접 선출된 328명, 각주별 비례대표제에 의해 당선된 328명 등 656명의 의원으로 구성됩니다(2002년 이후에는 선거구를 재조정하여 이보다 약간 더 의석수가 줄어든다고 합니다만). 의원임기는 양원 모두 4년입니다. 유권자들은 2개의 표를 던지는데, 하나는 지역구 의원을 직접 선출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연방의회의 정당의석수를 결정짓는 것으로,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입니다. 이번 17대 대한민국 국회의원 총선거 방식이 바로 이 독일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것이니, 이제 며칠만 있으면 이 제도를 직접 체험을 해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연방참의원은 투표를 통해 선출되지 않고 소속된 주정부에 의해 임명되는 점이 연방의회의 의원과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대의기관임에도 명령적 위임관계를 갖게 되는 점 또한 다르다고 할 수 있겠군요.
철저한 지방분권화 시스템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던 독일에서는 주 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다수당이 주정부를 구성하므로 연방정부의 여당과 주정부의 여당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고, 특히 각주 정부의 대표인 연방참의원의 경우에는 정당색(政黨色)보다 지역대표로서의 성격이 강합니다. 시(市)읍(邑)면(面)은 행정의 최소최하의 단위이지만 독일에서는 전통적 지연적 행정단위로서 대단히 중요하며, 결합력과 통솔력이 강하며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혼란기에는 커다란 역할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일천한 역사로 인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지방자치제도가 아니라 수백 년의 기초를 닦은 고유한 지방자치제도를 운영하고 있는지라 지역감정으로 유치하게 변질되지 않으면서 개성이 뚜렷한 지역적 정당성을 부여받는 의원들이 선출되는 의회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 독일의 정부형태 및 의회구성상의 특징이라 하겠습니다(참고로 독일에는 전부 16개의 주가 연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2. 독일의 정당
(1)독일기독교민주당연합 Christlich-Demokratische Union (CDU)
한국기독당이 모델로 삼은 독일의 기독교당이 바로 이 정당이며, 통상 "독일기독교민주당"이라고도, 약칭으로 "기민당(혹은 기민련)"이라고도 합니다. 경제정책에서는 자유경쟁체제에 대한 규제를 인정하고 외교적으로는 미국과의 유대강화를 강령으로 하고 있습니다(한국기독당이 모델로 삼을만 하죠?). 바이마르공화국시대의 가톨릭 중앙당의 전통을 계승, 나치스시대에 가톨릭교도와 개신교도가 함께 나치스에 저항한 경험을 바탕으로 1945년 이후 자유로운 정치활동이 허용되자 양 교파가 정당을 결성한 것이 기민당의 유래입니다.
1948년 독일연방공화국(서독)이 수립된 때부터 1969년까지 정권을 잡았고 1982년에 다시 집권한 바 있습니다(연방국가의 내각책임제이니, 집권했다는 말은 총선에서 승리하여 의회내 다수당이 되어 연방 수상을 자당출신에서 배출했다는 뜻입니다).
출발 당시의 새로운 정당의 핵심체는 중앙당의 가톨릭교도로 형성되었으나, 상당한 수의 개신교도들이 당원으로 있었으며, 신교도들의 수는 이후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이들은 보수적 농민층과 중 상층의 시민계급을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하고, 당의 자금을 대자본에 의존하는 독점자본을 위한 전형적인 보수정당이라(우리나라와 뉘앙스가 좀 틀림을 주의해서 읽어주십시오)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민당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연합군 점령지역에서 실시된 선거들을 승리로 이끌기 시작했고, 1947년 7월 기민당은 경제강령으로 뒤셀도르프강령을 채택하였는데, 여기서 계획경제를 거부하고 사회적 시장경제정책을 받아들입니다. 1950년이 되면서 지역당간의 병합이 이루어져('지역당'의 개념 역시 우리나라와 뉘앙스가 다름을 주의해 주십시오) 전국 규모의 정당으로 발전을 꾀하게 됩니다.
1947년 쾨니히슈타인에서 바이에른의 기독교사회당연합(CSU,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과 제휴한 이후 1948년 8월에 실시된 서독 최초의 선거에서 승리을 거두었으며 당수인 콘라드 아데나워는 독일연방공화국의 초대 총리에 취임하기도 했습니다. CDU-CSU 연합세력은 1950년대에 급속한 경제회복(라인 강의 기적)을 이룩함으로써 총선 때마다 과반수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였으나, 1960년대에 CDU-CSU 연립내각에서는 여러 쟁점을 둘러싸고 의견충돌이 빚어졌는데, 유럽경제공동체(EEC)에서 영국과 협력할 것인가 프랑스와 협력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 동유럽과의 긴장완화 문제, 차츰 대두되고 있는 극우세력의 제재 방법에 관한 문제 등이 논쟁의 초점이었습니다.
1966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자유민주당(FDP)이 동맹관계에서 이탈하자 CDU-CSU는 주요 경쟁세력이며 진보성향인 사회민주당(SPD)과 잠시 '대연정'(大聯政)을 이룬 적도 있으나, 1969년 총선에서 CDU-CSU의 총득표가 겨우 과반수에 머물자 SPD는 FDP와 연합하여 CDU-CSU의 242석보다 많은 254석을 확보하는데 성공합니다. 새 연립내각은 SPD의 빌리 브란트를 총리로 지명했고 야당이 된 CDU-CSU 연합은 그후 13년 동안 권력을 잡지 못하다가 1982년 SPD와의 제휴를 포기한 FDP와 손잡고 CDU의 헬무트 콜 총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게 됩니다.
콜 총리는 무려 12년 동안 장기집권을 하였고, 1994년 선거에서도 콜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연립여당(기민당-기독교사회당-자민당)이 승리하여 4년 더 집권할 수 있게 되었으나 연립여당은 지난 총선에 비하여 득표율이 크게 하락하였으며, 제1야당인 사민당의 약진으로 사실상 패배하게되고 1999년 선거에서 마침내 연방 수상이 슈뢰더 현 총리로 바뀌게 됩니다.
주요정강 및 이념 :
통합 전당대회 정강정책 선언(90.10.2)
사회적 시장경제 강화
환경보호
구동독지역 경제재건
구주통합 적극지원
동구지원
세계평화 유지를 위한 대미협력 강화 당 기본정책(94.2 함부르크 전당대회시 결의)
개인의 사회적 능력 향상 : 남녀 평등 현실화, 가족보호
환경사회적 시장경제 추진
자유민주주의 강화
세계의 자유평화 지원
과학기술발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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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일기독교사회당연합 Christlich-Soziale Union (CSU)
1946년 독일의 바이에른 주에서 가톨릭 및 신교단체들이 결성한 보수정당입니다. 자유경제와 연방주의 그리고 그리스도교 사상으로 통합된 유럽을 지향함을 모토로 합니다.
1954-57년을 제외하고는 1946년부터 계속 바이에른 주정부를 장악했지만(앞서 말씀드린대로 오랜 지방분권화의 정치적 토양아래 정당이 만들어진 것이라 지방정부를 먼저 구성하는 것으로 정당활동이 시작되게 되며, 이는 우리나라의 지역주의정당과는 그 궤를 달리 합니다) 1962년 절대다수 득표에 성공할 때까지는 소수당과 제휴하여 연립내각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방차원에서 CSU는 바이에른 주를 제외한 통일 전 서독의 모든 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일기독교민주당연합(CDU)과 협력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습니다.
주요정강 및 이념 :
기본적으로 기민당과 유사한 정강과 이념 채택
자유, 법치국가적 질서, 방어적 민주주의 (자유와 평화의 보장이 최우선) 옹호
“보다 작은 국가 - 보다 많은 자유 (Weniger Staat - Mehr Freiheit)”의 이념 추구
사회보장 경제체재
환경보호, 원자력 발전 지지
교육을 통한 기회균등 추구, 능력기준 설정주장
평화통일, NATO 강화, 구주통합, 개발협조 지지
동방정책 비판(방향 수정요구 등)
CDU와의 연정에 계속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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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독일사회민주당 Sozi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 (SPD)
줄여서 "사민당"이라고도 하며, 독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단일정당으로 대기업에 대한 규제와 동유럽과의 화해를 주요강령으로 삼고 있습니다. 창당 시기는 1875년 고타 시에서 페르디난트 라살이 이끌던 전독일 노동자협회와 마르크스주의자 아우구스트 베벨 및 빌헬름 리프크네히트가 지도하던 사회민주노동당이 통합되면서부터입니다. 통합당의 첫 명칭은 사회주의노동당이었으나 1890년 독일 사회민주당으로 이름이 바꾸게 됩니다.
당의 이데올로기적 정체성과 관련하여 민사당은 스스로를 “독일적 지반에서의 사회주의 정당”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점차 우경화되어 1959-60년은 마르크스주의와 계급투쟁을 포기하고 노동자의 정당이 아닌 국민의 정당으로 스스로를 재정립한 바 있습니다. 도시 공업지대가 세력기반이며, 주요 기관지는 주간 <포어바르츠 Vorwarts>. 1999년부터 현재까지 연방 수상직을 맏고 있는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바로 이 SPD 소속이며 슈뢰더 역시 정치입문시와 초기활동시와는 달리 당내에서 온건파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주요정강 및 이념 :
자유, 정의(기회균등), 결속 제창
노동자의 정당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추구
국가의 적극적 역할 지원
시장경제 우선(평등, 완전고용, 가격안정)
환경보호 강화
핵발전소 건설 중지 및 기존시설의 단계적 철거, 서독주둔 미군 핵무기 철거 지지
개인수입의 평등화, 대기업 이윤의 균등분배 지지
능력에 관계없이 교육의 기회균등, 고등교육 문호개방 추진
통일, 긴장완화, 군축, 저개발국 원조의 확대 실시 지지
90.12.2 통독총선 대비 정강정책 4가지 중점사항
경제사회구조를 환경보호 측면에서 재편성
철저한 재분배를 통한 사회정의의 실현
남녀평등의 실천, 낙태문제는 태아의 보호를 고려하면서 부분적 허용
제3세계 국가와의 연대성 강조, 특히 인권문제 중시
93.11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주요정강
유럽통합 추진
경제성장 촉진 및 실업자 감소
재정적자 감소 및 행정부 개혁
새로운 에너지정책 추진
환경정책 강화
내부안정 및 범죄자 체포 강화를 위한 도청법 개정 추진
독일군 해외파병, 평화유지활동만 허용 |
(4) 녹색당 Die Grünen
생태계의 평형을 지향하는 세계 최초의 환경 정당입니다. 1979년에 헤르베르트 그룰, 페트라 켈리 등의 주도로 250여 개의 생태환경 단체들이 연합하여 출범했습니다. 핵 에너지나 대기수질 오염의 통제에 대한 여론의 조직화에 노력해 1980년 마침내 전국 규모의 정당으로 부상하는데 성공합니다. 당 정책의 주요내용은 바르샤바 조약기구(WTO)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폐기하고, 유럽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해 거대기업들을 작은 규모로 해체시키며, 주간 35시간 노동제를 확립한다는 것 등입니다. 녹색당은 이와 같은 정책에 힘입어 사회민주당내 좌파세력을 상당수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1979년 창당 이래 여러 주선거(州選擧)에서 소수의 당선자를 배출해오다가 1983년 총선에서 5.6％의 지지율로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했으며, 1987년에는 더 많은 당선자를 냈으나 좌파와 실리주의 노선 사이에서 계속 이념적 갈등을 겪어왔습니다.
당원들은 대부분 교육수준이 높은 청년층이며, 조직의 특성으로는 직접민주정치제도를 채택하여, 당원간의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녹색당을 모방한 정당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창설되었는데, 프랑스의 레 베르(Les Verts), 네덜란드의 데 흐루넨(De Groenen), 캐나다의 그린 파티(Green Party)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현재 우리나라에도 녹색당이 있습니다 기독교당의 탄생(1)의 아래 정당 도표 참조). 녹색당은 1998년 총선에서 6.7%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같은 해 10월 사회민주당(SPD)과 역사적인 '적록(赤綠) 연정'을 구성해 처음으로 집권세력이 되었습니다.
주요정강 및 이념 :
기존 정당이념에 대항
환경보존이 경제적 이익에 우선
인권탄압, 기아, 빈곤, 실업증가에 반대
환경오염 및 군비증강 반대
원자력 에너지 포기, NATO 탈퇴 및 일방적 군축 주장, 무기수출 억제
노동자의 기업관리, 임금 평준화 지지
남녀간 실질적 평등 지지
통독관련, 동독지역의 재건과 서독지역과의 사회격차 해소를 위해 구동독 5개주에 매년 1,000억 마르크 이상의 투자와 사회보장비 지출을 주장(소요재원 조달을 위해 환경보존에도 유리한 석유세 1마르크 인상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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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유민주당(Freie Demokratische Partei : FDP) (약칭 : 자민당)
자민당은 1947년 Theodor Heuss 총재를 중심으로 창당되었으며, 비스마르크 이래 분열된 좌익 자유정당(Deutsche Demokratische Partei) 및 우익 자유정당(Deutsche Volkspartei)이 결합한 정당입니다.
1966∼69년간의 대연정 시기에 유일한 정 권 비참가 정당으로 야당 기능을 수행한 바 있고, 당세는 미약 하나 기민/기사 연합이나 사민당이 과반수의 의석을 보유하지 못할 경우, 연립정부 구성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고 있습니다. 1969년 이래 사민당 또는 기민/기사 연합과의 연정으로 후계 정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요정강 및 이념 :
자유가 최우선, 평등 추구
대표의회 민주주의, 최소한의 국가권력 추구
교회와 국가의 분리 지지
자유 및 사회적 시장경제체제 옹호(완전 고용과 가격 안정 추구)
성장과 환경보호는 양립 가능,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사용 및 핵 대체 에너지의 개발 추진 강조
정의 및 능력에 다른 분배 지지, 소득수준 평준화 반대
교육기관 확충, 직업교육 확립 추구
평화적 통일, 긴장완화정책, NATO 정책과 구주통합 지지
개도국 원조의 확대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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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민주사회당(Partei des Demokratischen Sozialismus : PDS) (약칭 : 민사당)
민사당은 구 동독의 국가정당 SED의 후신이며, 1990년 당명을 변경했습니다. 민사당은 "좌파 사회주의 정당"을 표방하며, 다른 좌파 정당들과의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사민당 뿐 아니라 녹색당으로부터도 유보적인 반응에 부딪혀 있습니다.
민사당의 정치적인 근거지는 새롭게 편입된 연방주들이며, 여기서 민사당은 모든 지방의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민사당은 최근에야 연방하원에 진출했으나 그것은 5% 조항(봉쇄조항, 또는 저지조항이라고 하는 의회 내 군소정당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을 극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네 명의 직선의원이 선출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민사당은 약 96,500명의 당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당총재는 로타르 비스키이며, 연방하원에서의 집단대표는 그레고르 기지라는 사람입니다.
위에서 비교되는 것처럼 기민련과 기사련은 특정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독교 이념을 정치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창당되었다기 보다는 지방분권적 전통을 바탕으로 한 지역정당이 자연스럽게 전국정당으로 탈바꿈하면서 그 세력이 커진 경우라고 봄이 타당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 정강정책에 기존의 교회세력이 이용된다거나 목회자들이 대거 동원되는 등의 문제는 처음부터 생길 여지가 없다는 점이 한국의 종교정당과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하겠습니다. 한국기독당이 기민련을 정치적 모델로 삼고자 한다면 수도권의 표를 얻기 위해 기독교인의 양심에 호소하기 보다는 다른 정당보다 경쟁력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여 종교여부에 관계없는 지지를 얻어낼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즉, 기존 정당이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애쓰는 것과 똑 같은 노력 없이 같은 종교를 가진다는 이유로 기민련과 같이 되고자 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안일한 선거전략이 될 것입니다. 지역적 기반을 갖춘 기민련이나 기사련도 전국적 지지를 얻는데 수십년이 걸린점은 이에대한 좋은 교훈입니다.
II. 프랑스의 정당
1. 프랑스의 정치지형과 정당분포
(1)프랑스의 정당체계는 이원정부제라는, 역시 다른 나라에서는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정치체제를 배경으로 하여 여러 개의 정당들로 이루어진 다당제를 이루고 있습니다. 중도 우파나 중도 좌파가 주된 정치세력을 형성하고 있으며, 극좌에서 극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당을 도표화하면 마치 산(山)과 같은 모형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그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이러한 정당체계는 좌우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어느 한 정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기가 무척 힘들게 만듭니다.
(2)현재 활동중인 주요 정당으로는, ① 프랑스공산당(PCF: Parti communiste francaise) ② 사회당(PS: Parti socialiste) 급진파(Radical) ④ 녹색당(les Vertes) ⑤ 프랑스 민주주의 연합당(UDF: Union pour la democratie francaise) ⑥ 공화국 연합당(RPR: Rassemblement pour la Republique) ⑦ 프랑스를 위한 운동(MPF: Mouvement pour la France) ⑧ 국민전선(Front national-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으로 최근 세가 갑자기 커지고 있죠) 등이 있습니다.
다양한 기호의 프랑스 정당들. 과연 프랑스! 하는 느낌이 절로 날 정도로 예쁜 로고들이 많다. 어떤 로고가 가장 맘에 드시는지? 가운데 장미를 쥐고 있는 게 사회당, 노란 꽃은 녹색당이다
2. 프랑스에서 기독교정당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
프랑스의 경우 독일이나 한국처럼 기독교당이 정식으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복잡다단한 이들 정치집단은 크게 세 덩어리, 그러니까 (1) 우선 공화국 성립의 우파로서 한 축을 담당하였던 자유주의자들―특히 1830년 7월 왕정 시기를 지배하였던 오를레앙주의자들, (2) 두 번째로 공화국 형성의 중심적 역할을 한 중도세력인 공화파 집단, 그리고 (3) 공화국의 공고화에 제 3의 세력으로 존재하는 사회주의 정당으로 분류지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세개의 정치적 세력은 제 3공화국이래 프랑스의 주요한 정치적 지형을 형성해 오고 있는데, 물론 극우적 성격의 정당 역시 그 시기이래 지속적으로 존재했으며, 또한 공산당 역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한 것도 사실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세 개의 정치세력이 프랑스 정치의 중심에서 주요한 정치문화를 형성하면서 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정당정치가 정착되기 시작한 시기는 제2제정이 몰락하고 제3공화정이 들어서는 1875년 전후입니다. 프랑스 역시 전통적인 기독교국가일텐데 독일에서처럼 기독교정당이 있을법 한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792년의 대혁명 때문입니다. 프랑스 혁명 시기 대표 개념의 부침과 극단화 속에서 프랑스인들이 강조한 것은 정치적 과정으로서 대표의 과정은 일반의지를 찾는 과정으로 이해한다는 사실이었는데, 그 결과 특정집단이나 계급을 대표한다고 이해되는 당이나 분파들에 대해서 프랑스인들은 강한 거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19세기말부터 정당이 합법적으로 정치과정에 개입되면서부터도 역시 정당은 특정계급의 정당이 아니라 항상 국민전체를 대표하는 국민정당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려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기독교정당이 따로 들어설 여지는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즉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에서와 같이 대형교회 목사들을 중심으로 한 정당이 조직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국민정당이기를 포기하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며 그런 정당이 국민적 지지를 얻으려거나 하는 경우는 애초에 생길 여지가 없는 것이지요. 이것은 대혁명 직후의 정치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민주주의와 치열하게 대립한 대의제를 주창한 아베 쉬에즈('아베'라는 말 자체가 신부님을 부르는 호칭이라고 합니다, 대의제의 전도사였던 쉬에즈 본인이 바로 기독교 사제였던 것이지요)가 세 개의 사회적 신분을 상정하고, 그 가운데 하나가 종교적 리더들이었던 사제집단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III. 영국과 미국의 정당
분극적 다당제라고까지 평가받는 프랑스와, 역시 다당제를 정치적 배경으로 하는 독일과는 달리 영국과 미국은 전형적인 양당제를 기초로 하여 정당이 포진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1. 영미의 정당
(1)미국의 정당
미국의 공화당(Republican Party)과 민주당(Democratic Party)의 양당체제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후 초기 해밀턴의 연방주의당(Federalist Party)과 제퍼슨의 민주공화당(Democratic- Republican)의 연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헌법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갈등에서 비롯합니다. 쉽게말해 연방주의자 vs 반연방주의자의 대립이 지금의 양당체제의 뿌리가 되는 것이지요(이것은 왕당파와 공화파의 대립이 있었던 영국의 경우와는 달리 곧바로 공화정으로 국가의 문을 연 미국에서는 당연한 결과일 테지만요).
글의 주제와는 관계없지만, 연방 대 반연방이라고 하니 혹시 무언가 생각나는 것 없으신지요? (^^)...예 영원한 블록버스터 영화 '스타워즈(Star Wars)'의 첫번째 트릴로지(에피소드 1에서 3까지)가 바로 이 대립구조를 기초로 한 세계관 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2) 영국의 정당
민주주의의 역사가 정당발전의 역사라 해도 좋을 만큼 보수당과 노동당의 양당체제가 공고합니다. 망라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수당은 옛날 왕당파 격인 토리당의 후신으로서 귀족, 중산층의 상공계층이 주 지지세력입니다. 런던시 외곽 중상층 이상 거주지역과 영국의 팽창주의에 호의적인 남부 잉글랜드를 지역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노동당은 산업시대 때 부터 목소리를 키운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노동자가 많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맨체스터나 리버풀,그리고 런던 중앙정부에 오랜 반감을 가진 웨일스와 스코틀랜드에 기반한 정당입니다. 지역적으로도 계층적으로도 보수당의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지요.
이 외에도 노동당의 정치계급화에 반발한 일부 노동당 의원들이 결성한 자유민주당(1988)이 있는데 이 정당은 보수당과 노동당의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영연방(The Great Britain)을 구성하는 영토 내에서 스코틀랜드 국민당, 웨일스 국민당,신페인당('폐인'당 아님!)이 있으나 이들이 총리를 배출할 리는 없으며 중앙정부를 구성하는 각료역시 내세우기는 힘들것입니다.
2. 양당체제에서 기독교당이 없는 이유
영국과는 달리 미국은 나라로서의 역사가 일천하지만 그 나라의 역사가 바로 정당의 역사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정당 자체의 역사와 뿌리는 깊습니다. 이것은 정당의 평균수명이 국회의원의 임기인 4년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정부형태를 대통령제에서 의원내각제로 개헌을 통해 고칠 경우 현 정치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정부형태를 갖게 되어도 올바른 정당 민주주의가 정착하지 않으면 그것이 대통령제를 통해 발현되든 내각제를 통해 발현되든 정치의 결과물은 다를 수가 없습니다. 영미 양국이 오랜 정당정치의 경험과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로 정치적으로 안정을 구가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념진영이 분명히 갈라질 경우 또한 프랑스와는 정 반대의 이유로 기독교 정당이 별도로 들어설 정치적 공간이 없어지게 됩니다. 진보도 보수도 아닌 기독이라는 종교를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풀어 쓰기에는 그 자체가 너무나 모호하기 짝이없는 개념이어서 반드시 어느쪽에든 겹치는 부분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고, 결국 그 경우에 기독당은 무엇하러 만들었는가, 하는 의문을 피할 수 없게되기 때문입니다. 기성 정당은 둘 뿐이지만, 결국 그 두 정당이 대부분의 정치적 영토를 차지함으로써 기독교적 정책 실현을 위한 별도의 정당이 있을 필요가 없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지요.
만일 성직자들이 정치작용에 참여하고 싶다면 기성정당에 직접 참여함으로서 꾀하는 식의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미국 민주당의 제시 잭슨 목사와 같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들어가 대통령 후보경선까지 참여한 것이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이런 이유로 인해 취임할 때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를 한다는 '기독교'국가에서 정작 새로이 기독교정당을 창당하는 경우는 실제로 생기지 않습니다.
IV. 중간 결론
위에서 간단히 살펴본 바와 같이 모두가 기독교 이념을 공통적인 배경으로 하고 있는 서양 국가라 하더라도 기독교정당이 직접 창당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이것은 기독교인들이 정치활동에 무심하거나 영향력 행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기력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정치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종교 지도자들의 정치참여 욕구를 해결할 수 있을만큼 정치와 종교의 벽이 견고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것을 좀 더 피부에 닿게 설명하자면,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 터졌을때 우리나라의 경우는 종교계 인사들이 '아..이건 큰일이야,시민들은 자중하길'하면서 '우려'를 표명하는 선에서 의사표명을 한다면, 프랑스 같은 경우는 시민들이 직접 움직이는데 아예 앞장을 서서 종교지도자들이 선언을 하고 활동을 한다는 식인 것입니다(우리나라에도 정의구현사제단 같은 모임이 없는 것은 아니나 특별한 조직체로서 활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때 서강대 박홍 신부가 자신이 스스로 정의구현사제단의 일원이라고 했을때 사실무근임을 밝히는 공식논평이 없었던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물론 박홍신부에게 정의구현사제단 활동 전력은 전혀 없습니다, 천주님께 나중에 그 거짓말들에 대해 무어라 변명하실런지...). 이런 경우에 종교이념을 정치적으로 정당이라는 조직을 통해 실현하자는 식의 생각은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지요. 기독이념을 실현하는 경제정책, 기독이념을 실현하는 교육정책, 기독이념을 실현하는 문화정책, 기독이념을 실현하는 환경정책...만일 한국기독당이 자신들이 얼마나 엄청난 일들을 해야 하는지 좀 더 숙고했더라면 정당을 만들고 목사님들이 당직을 맡아 직접 기독이념의 현실화라는, 어렵고도 어려운데다 어렵기까지 한 일들을 자청해서 떠맡지는 않았을거란 생각입니다.
ps : 다음에는 마지막으로 기독교와 자본주의가 어떻게 갈등하지 않고 조화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본 뒤 이에 비추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독당이 어떠한 정치적 위치를 갖는 것이 가능하겠는지에 대하여 정리하는 글을 잇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서지 :
정치학, 이근찬, 2000
독일 의원내각제와 제도적 안정 운영, 이근영, 2000
독일 연방 정부론, 박응격, 2001
프랑스의 정치행정체제, 임도빈, 2002
헌법학, 홍성방, 2003
인터넷 미국 CIA(The World Factbook)
http://odci.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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