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를 다녀왔습니다. 땅끝에서 하룻밤자고 빠듯한 일정때문에 보길도에서는 예약해둔 팬션에서 잠도 못자고 막배를 타고 나와, 거의 1박 3일 코스로 다녀왔으니 얼마나 강행군을 했는지 짐작하시겠죠?
은아가 다녀와서는 방학 숙제한다고 기행문을 썼는데 제법 읽을거리가 있더군요. 초딩의 눈으로 본 남도 여행기...ㅎㅎ// 위쪽은 염전, 아래쪽은 송시열의 글씐바위입니다. 키 큰 녀석이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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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전라남도 해남군 땅끝 마을로 갔다. 정확히 말하면 친구인 예진, 나, 엄마, 아빠 이렇게 넷이서 갔다. 밤늦게까지 계획을 세우느라 잠을 설치고 새벽에 길을 떠났다.
우린 대구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경남 진주 -> 전남 광양 -> 전남 보성 -> 전남 강진 -> 전남 해남 -> 그리고 우리나라의 가장 남단인 <땅끝 마을>까지 갔다. 그리고 하루 밤을 지낸 후 배를 타고 보길도라는 섬으로 간 것이다. 정말 길고 먼 여행이었다.
우선 전남 강진에서부터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강진의 명물 [다산초당]과 (다산유적지)란 곳을 갔다. <다산초당>이란 다산정약용이 18년의 강진 유배 생활 중 10여 년간의 안식처가 되었고 목민심서를 집필했던 곳이라고 한다. 유홍준 교수님이 추천하시고 칭찬하셨다는 해태식당에 엄마가 가자고 우겨서 우리는 모두가 갔다. 해태식당은 우리의 생각과 달리 아주 실망스럽게도 상당히 허름한 집이었다. 그래서 찾기도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밥값은 너무 비쌌다(2인분 6만원 ~~). 반찬 갯수는 많았지만 밥맛은 그럭저럭이었다. 차라리 치킨이나 먹었더라면 쩝....
밥을 먹고 힘을 낸 우리는 다산 유물전시관에 가서 다산의 글을 탁본도 하고 영화도 관람하였다. 이어서 우암리로 이동!!! 공룡화석을 보러 갔지만 너무 뜨거워서 공룡 앞에서 사진만 찍고 와버렸다. 아이 더버라~~
이어서 우린 영랑생가에 갔다. 영랑생가는 김영랑이란 시인이 살던 곳이라고 한다.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란 시도 보았다. <광주 KBS 방송국>에서 그곳을 찍으러 왔는데 우리보고 계속 비켜라고 하고 우리가 사진을 찍으려 하면 계속 비켜라고 했다. 우릴 찍어줄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날씨도 더운데 엄청 짜증났다.
그리고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염전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바닷물이 소금이 되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한참을 달려 우린 드디어 땅끝 송호리 해수욕장에 갔다. 소나무松 호수湖라고 한다.
말 그대로 해남 땅끝의 바다 는 소나무로 둘러싸인 호수 같았다. 너무너무 조용하였다. 파도가 없어서 좀 심심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아주 신나게 튜브를 이용해 놀았다. 우리는 거기서 2시간 정도를 놀았다.
썰물이 시작되면서 물이 너무 많이 빠져서 바다 가운데 땅이 보였다. 서해안이라서 그런지 해가 질 무렵 바다가 벌겋게 되는 것이 신기했다. 해가 저물어 온몸이 소금과 흙으로 덮여진 채 나오는데 갯벌에는 온통 갯지렁이가 땅속에서 기어나왔다. 마치 라면이 불어터진 것처럼 생긴 것이 너무너무 많아서 정말 징그럽기도하고 신기했다. 밟지 않으려고 발을 조심해서 디디고 겨우 나왔다.
우린 [땅끝 테마파크]라는 호텔로 갔다. 가서 아주 넓고 좋은 화장실(?)에 들어가 몸의 소금과 흙을 화장실에게 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나 보길도에 가기 위해 배를 타러 갔다. 그 배는 차가 족히 30대나 들어갈 수 있는 큰 배였다. 정말 웃긴다. 우린 차와 함께 그 배를 타고 보길도로 갔다. <땅끝에서 보길까지>라는 배를 타고 1시간 정도를 달려, 아니 타고 도착했다.
뱃머리에서는 바람이 엄청 셌고, 아래로 내려가면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고, 뒤쪽에는 기름 냄새가 진동했고, 선실 안은 답답했고 화장실은 냄새가 엄청 났지만, 차를 태운 배를 타는 것은 신기한 경험이었다.
보길도에 도착한 우리는 미리 예약해 둔 [솔밭 팬션]이란 곳에서 묵었다. 거기서 조개가 잔뜩 들어간 마치 국 같은 된장찌개를 끓여 주길래 아침밥을 먹고 기운을 차려서 [우암 송시열]의 글쓰여진 바위에 갔다.
우린 그곳을 못 찾아서 벼랑 끝위험한 곳까지 헤매고 또 헤맸는데, 사실 내가 지나가면서 짚고 올라간 바위였다.(대략 안습 흡~ (ㅠㅠ);‘어떤 나쁜 사람들이 탁본을 떠가서 글자 위에 시커먼 색 잉크가 덮여서 우리가 잘 못 알아보았다. 너무 슬픈 시였다. 여든셋 나이에 유배 가는 그의 마음이 정말 잘 나타나는 시였다. 그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장희빈의 아들이 세자로 책봉되는 걸 반대하다가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그 앞에서 사진을 찍은 후 윤선도가 유배된 곳을 찾아갔다. 고산 윤선도는 유배를 가서도 정말 삐까뻔쩍한 집에서 살았다. 세연정이라고 한다. 세(洗)연(然)정(亭)이란 씻은 듯이 깨끗한 자연을 담은 정자란 뜻이라고 한다. 연못이 정말 좋았다. 판석보라는 돌다리가 물을 막아서 보통때는 못의 물을 모아두고 비가 많이 오면 폭포처럼 된다고 한다. 우리는 판석보위를 걸어가 보았다. 그리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드디어 관광 끝, 보길도 해수욕장으로 직행!! 중리 해수욕장에 가서 해수욕을 했다. 파도가 장난이 아닌 걸. 거기서 우린 절대적 균형감각을 되살려 튜브가 2개 있는데도 불구하고 1개로 두 명이 들어가 파도를 맞기로 했다.
파도는 올라갈 때 타는 것도 재미있지만 내려올 무렵 터지는 파도에 몸을 내 맞기는 재미는 정말 대~~단 하다. 뒤집히기도 하고 엄청 짠 남해의 소금물을 배터지게 먹었지만 너무너무 재미있고 너무너무 시원했다. 나중엔 입이 새파랗게 되도록 바닷물에 절여 놀았다. 정말로 돌아오기 싫었지만 어쩔수 없이 시간이 되어 집으로 오는 배를 탔다.
차를 타고 한참을 자다보니 집이다. 이번여행은 정말 짜릿한 경험들이 많았다. 해남 땅끝마을 영원히 못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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