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심각한 병에 걸렸습니다.
예배 시간에- 아니 그뿐 아니라도 다른 사람들 말이 안 들립니다. 제 생각, 제 시선, 제 성경책 주석이랑 찬송가 콩나물 대가리밖에 안 보입니다.
기도 시간에도 어느 순간부턴가 기도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지나가는 술주정뱅이가 남자답게 살라면서 사십 분을 붙잡고 있을 때도 그냥 이것두 다 계시려니 하구 들었습니다만... 이제는 신학대 가겠다는 친구놈 경고며, 전도사님 설교며, 새벽나라 도움말이고 뭣이고 다 취사선택으로 들립니다. 처음엔 나도 어느 정도 됐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마귀가 필터링을 하는 거였습니다. 그러므로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 아예 귀가 막힐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귀새끼 조낸 교묘하죠?
 | 유두고라는 청년이 창문에 걸터앉아 있다가, 바울의 말이 오랫동안 계속되므로,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몹시 졸다가 삼 층에서 떨어졌다. 사람들이 일으켜 보니, 죽어 있었다. (사도행전 20장 9절, 표준새번역) |
이건 제가 생각해도 죽을 병입니다. 죽기 싫어서, 일단은 증세를 이실직고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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