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는 얼굴이 예뻐서
단발머리가 가장 잘 어울려.
찰랑 거리면서 뛰면 얼마나 이쁜지 몰라...
이렇게... 꼬시면
낼름 넘어가서
단발로 짧게 곧잘 자르곤 했었다.
작년까지.
올해 초
겨울방학때던가....
엄마! 난 이제 머리 기를꺼예요.
내 친구들 전부다 머리를 길러 다녀요.
그리고, 머리를 묶어서 뛰는게 더 이뻐요.
마지막에 특히 힘을 주어서 이야기한다.
그으래~~~ 그럼 머리 손질은 네가 하는거냐?
엄마가 다 해준대요. 다른 친구들은....
은아의 반란으로
졸지에 헤어디자이너가 된 나는
조그마하고 까다로운 고객때문에
아침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오늘은 양갈래로 묶어주세요. 오늘은 머리를 반만 묶고, 반은 그냥 빗어주세요... 오늘은 디스코 머리로 땋아주세요....옴마 이건 너무 헐렁해요....아니 양쪽이 맞지않아요....아니...그게 아니고....
정 바쁜 날은, 그냥 한 갈래로 묶어서 가자...이렇게 하면
큰 선심쓰듯이 오우케이하면서
대신,
내일은 디스코머리로 땋아주세요. 한다.
이것이 가장 고난도 헤어스타일이다.
은아! 너 나중에 돈 벌면 지금 내가 너한테 용돈을 주는 것처럼
엄마에게도 용돈을 줘야하는거 알쥐?
흠.....너 밥먹고, 자고 입는것은 안 받겠지만,
헤어디자이너...이거 정말 어렵거든...그러니까 나중에
엄마에게 용돈 줄때 헤어값은 따로 계산 좀 하자. 응?
디스코머리 이거 정말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거든.
엄마같은 고급인력이 이렇게 시간을 투자하니까 쪼오끔 비싸~~~
은아는 눈을 점점 동그랗게 뜨더니
엄마는 무슨 고급이야? 미용실 아줌마가 더 고급이지.
엄마는 올림머리도 못하면서.....칫
허걱....나....난,
한방에 밟혀버렸다.
헤어디자이너 이거
빠져나갈....좋은 수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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