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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하릴없이 멍하니 앉아 있게 될 때 가끔
그.. 들과 만나는 상상을 한다.
1. H
H을 만나게 되는 장소는 주로 두 군데다.
하나는 지하철이고, 하나는 한강이다.
지하철에서 만나는 그는 예의 그 썬글라스를 쓰고 있다.
하지만(?) 아니, 그 때문에 나는 그를 알아본다.
사진 속의 그는 늘 썬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으니..
내릴 때 쯤 되어서 나는 그에게 다가가 " 저, 이번에 내려요~" 말한다.
....라고 상상하다가 다음번엔 대사를 바꿔보기로 마음 먹는다.
한강서 만나는 그는 당연.. 자전거를 타고 있다.
부딪치는 걸루 할까 하다가 그가 안전불감증 인라이너들을 싫어하는 관계로
그가 나의 멋진 모습에 반해(?) 사진 찍기를 요청하는걸루 바꾼다.
그리고 나중에 그의 홈에 가서 그 날 사진의 당사자가 왔다 갔다는 암시를 남기기로 한다.
그러다가 과연 그가 날보고 사진 찍고 싶어할까? 라는 문제에 난감해지자 J를 만나기로 한다.
2. J
J는 찰거머리같은 그녀에게 쫓기고 있다.
나는 그때 지나다가 그의 도망을 돕는다.
그리고 말없이 돌아서는데 그가 나에게 동행을 요구한다.
J : "같이 가주시겠어요?"
나 : "오늘의 컨셉은 도망이군요.. 자, 그럼 먼저 무엇으로부터 빠져 나갈까요?"
그가 이 시점에서 놀란듯한 표정을 짓다가 미소를 짓는 걸로 하기로 한다.
나, J : "여기요" (동시에 같은 말을 했다는 것에 흥분한다)
3. S
S와의 만남은 그다지 상상이 쉽지 않다.
만났을 때도 그가 S인지 모르는 것이 좋겠다. (...가 아니고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는 자신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쉽게 흘리지 않는 사람이고
내가 아는 그는 나랑 코드가 잘 맞을것 같은 남자라는 정도?
S와 나는 너무나 코드가 잘 맞는다는 사실에 서로 흡족해하고..
얼마쯤 지나서 그가 S인걸 아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
(..하다가 어차피 상상이잖아~ 하는 생각이 들자 좀 더 우연적 혹은 필연적이어도 좋겠다고 고쳐 생각한다.)
그러고 나면 이제
"이번에 내려"야 할 곳에 당도하고
그 상상으로부터 빠져나와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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