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의 생일이 되면 곰곰 그 사람을 추억해보게 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거..
누군가를 오래 알고 지낸다는 거..
그것은
그에 대해 떠올릴 추억이 많아진다는 것..
혹은 어쩌면..
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진다는 것..?
오래된 기억을 되새기다 보면 유독 생생하게 떠오르는 어떤 한 장면, 한마디 말이 있다.
그리고 기억이 오래되면 될수록 선명한 부분들만 반복 재연되게 되고
그것은 그나마 희미했던 기억의 잔상을 압도하면서
그 때 그 사람에 대한 대표적이고 확고한 이미지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억이 주기적으로 새롭게 업데이트되지 않는 한 그 이미지는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그리하여 십수년전의 나에 대한 기억으로 나를 추억해 온 이들이
추억의 반복재생기와 업데이트의 공백기를 거쳐 다시 나를 만나면서 느끼는 그 생경함을 나는 이해한다.
이제는 한글 1.5를 쓰던 시대에서 한글 2004를 쓸 만큼의 세월이 흘렀고
그것은 한글 1.5를 쓰다가 2.0을 쓰는 것과는 전혀 다른, 벽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오늘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축하글을 써야지 하고 쓰기 시작한 글이 영 엉뚱한 방향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요즘 내 생활이 이렇다.
|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