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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종합시험을 3시간여 앞두고 친구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간암으로 입원해 계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목소리로 '승대야 하나님이 아버지 데려가셨어'라고 말하는 친구 앞에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동기들에겐 내가 연락하겠노라고 해놓고선 전화를 끊었습니다.
30분 동안 동기들 까페와 이곳저곳에 전화연락을 하면서 적잖이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 중의 한명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는데,
그 30분 동안 조금 후에 볼 종합시험에 계속 신경이 갔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미쳐 다 못 끝냈고, 그것이 졸업에 필수이긴 했지만,
이렇게나 다른 사람의 슬픔에 함께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새삼 슬퍼졌습니다.
그 사람의 아픔을 100%이해할 순 없지만, 그 아픔을 나눠가지려는 마음이 이리도 약하다는 것에,
그 동안 아버지를 위한 친구의 기도부탁에 꽤나 무관심했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장지까지 함께 하면서 기쁜 일에는 좀 소홀해도 슬픈 일에는 발벗고 달려가
곁에 있어주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마음 깊이 와 닿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곁에 있어주기만 해도 한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무언가를 주려고 하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구나...
곁에 머물러 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고 사랑이구나 싶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교회를 개척하시고 사역하신 친구의 아버님이 이제 하나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한 명의 자녀가 천국에 온 것을 기뻐하시면서도,
'왜 이렇게 데려가셨나요'라고 눈물로 항변하는 유족들과 우리들을 품에 안으시고
함께 우셨을거라고 믿습니다.
다음에 만날 거라는 천국의 소망보다도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들 곁에 머물러 계신
예수님이 우리의 가장 큰 위로와 힘임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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