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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없이 일만하는 꿀벌이 될 것인가’,
‘창의력으로 무장한 혁명의 게릴라가 될 것인가’
성공하려면 틀에 박힌 성실함 버려라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해 영어학원에서 AFKN을 공부하고,
회사에 일찍 도착, 서류들을 챙기며 하루 일과를 준비한다.
종일 PC앞에 앉아 숫자 하나 틀릴세라 서류업무에 혼신을 다한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다음날 경제지를 읽고,
집 앞 골프연습장에서 2박스씩 골프공을 날린다.
TV는 뉴스를 즐겨보고, 베스트셀러라고 소개된 책은 서평이라도 챙겨 읽는다.
회사에선 '매우 성실하다', '겸손하고 사람좋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상사가 회사의 지침에 대해 반기를 드는 동료나, 신입사원의 복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보이면
"이해하셔야죠. 주관 뚜렷하고 좋잖아요"라고 감싸주는 척 하지만 내심으론 그들이 맘에 안들긴 마찬가지다.
최근 출간된 『꿀벌과 게릴라』(원제:Leading the Revolution, 세종서적 펴냄)에 따르면 위의 사람은 이제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본인의 야망이 어떤건지는 몰라도 무한경쟁시대의 선두그룹에 속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
일찌감치 그 꿈을 접으라고 이야기한다.
저자인 게리 해멀은 책 '미래를 위한 경쟁(Competing for the Future)' 으로 유명한 경영전략가이다.
이코노미스트나 포춘 등에선 '경영철학자( Business Thinker)'라고도 부르는데
그렇다면 그는 매우 급진적인 사상가인 편이다.
해멀은 산업혁명 이후 20세기까지가 점진적 개선(continuous improvement)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혁명의 시대라고 말한다.
20세기를 지배한 것이 개선과 효율성 위주의 진보이데올로기였다면,
21세기는 불연속이고 비선형적인(non-linear) 변화의 시대라는게 그의 견해다.
비선형의 세계에서는 비선형적인 아이디어만이 새로운 부를 창출한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를 필두로 일본의 카이젠(개선), 리엔지니어링, 전사적 자원관리 등은 더 이상 쓸모없다.
개선의 시대가 원했던 것은 지식을 상품화하는 것이었지만
혁명의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불연속적인 혁신에 필요한 기회를 잡아내는 통찰력이고 무한대의 상상력이다.
'베스트 프랙티스(bestpractice)'를 찾는다며 뜬 구름 잡는 소리를 늘어 놓는 컨설턴트들이 더 이상 고액의 연봉을 받기는 힘들 것 같다. 이젠 그런 틀에 박힌 해법이 통하지 않는다.
'쿠데타'에 성공한 찰스 슈왑, 홈 디포, 델 컴퓨터, e베이, 갭, 야후 등의 기업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기업도 기업개선프로그램, 금융공학, 수익경영기법 등으로 성공한 게 아니다.
아날로그 세대에 득세했던 소니의 구악(舊惡)들이 회사를 말아먹고 있을 때쯤 소니를 살린건 '악당 프로젝트'의 켄쿠타라기였다.
R&D연구실에 파묻혀 디지털혁명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쿠타라기의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 앞에서 그들은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98년 소니의총수익 570억 달러 중 12%는 플레이스테이션 사업이었다.
쉘(Shell)의 기획실에 조지 듀폰-록이 들어왔을때 그는 한마디로 왕따였다. 석유회사에서 재생가능에너지의 사업기획서를 올리는 그가 이쁘게 보일리 없었다. 하지만 그의 통찰력은 적중했다. '석유 그 다음 세상'를 준비해야 할 당사자는 바로 석유회사 자신이니까 말이다.
IBM의 존 패트릭이나 데이비드 그로스만, CNN의 테드 터너,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등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성실하고 겸손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예리한 통찰력을 가진 비전주의자들이고 거침없는 행동주의자들이다.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그들이 세상을 바꿨는지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언젠가부터 꿀벌의 성실성의 힘은 도태되고 있고,
게릴라들의 배짱과 극을 달리는 창의성이 통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꿀벌이든 게릴라든 해멀이 말하는 '조직의 낡은 세대들에게는 낯선 길이지만,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데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길'로 나갈 용기만 있다면 세상의 변화가 그리 신경쓰이지 않을 것 또한 분명하다.
-"꿀벌과 게릴라"(Leading the Revolution)에 대한 매일경제신문 정철진 기자(2001/3/3)의 서평 중-
여름철 내내 노래만 실컷 부르고 놀던 베짱이가 겨울엔 음반을 내 돈방석에 앉았다는 우스개 소리처럼
고래의 교훈이 뒤집어지고
기존에 우대받던 가치들이 홀대받고
상식이 식상한 것으로 취급받는 세상이 되었다.
성실이 능력이 되는 시절은 이미 옛날옛적에 지나가 버렸다.
정보수집관리 능력이 중요시되던 시대도 호랑이 담배연기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스로 자신을 혁신시키는 적응력과 통찰력과 창의력이 능력의 키워드인 시대를 살고 있다.
누군가 싫어하는 사람 유형을 물으면 "능력은 없이 고지식하고 성실하기만 한 사람"이라고
거침없이 얘기하는 나이지만
나 역시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김모양 하면 한성실 아니었던가..(글고보니 우리 또래중에 이름이 김성실이 있네..)
그러나 여전히 내가 믿는 것은 80%의 일벌이 없이는 꽃도, 열매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기 저.. "희망없이 일만하는 꿀벌" 이라는 말에 발끈 반기를 들고 싶다.
성공과 출세가 보편적인 희망의 대명사일순 없다.
영웅은 하나면 족하다.
게릴라는 게릴라 일 뿐이다.
난 영원한 100보병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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