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화(6.26~27)에 서울 온누리 교회의 ezra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ezra는 원래 온누리 교회의 청년대학부 집회인데, 올해부터 오픈 집회가 되어서 지방에서도 많은 분들이 올라오셨죠.
'내 맘의 눈을 열어', '모든 능력과 모든 권세'를 작곡하신 찬양 인도자 폴 발로쉬도 오셨고,
목동 제자교회의 디사이플스라던가 강명식, 고형원.. 그리고 여러 좋은 목사님도 오셨습니다.
저는 방황의 시기를 참 오래도 거쳐서(아직도 방황이 끝난것 같지 않지만;;) 대전 온누리 교회를 뜨문뜨문이나마 나가고 있는데,
이번 집회에 올 때 대전 교회 팀과 함께 올라왔습니다.
등록도 안하고 한 명 아는 사람이 없는데도 서울 가는 차비 아껴보겠다고 대전에서 출발한 45인승 버스를 덜컥 얻어 탄 것이죠
서울에 도착하자 마자 빠이빠이를 외치며 대전 교회 사람과 헤어졌습니다만, 그게 계기가 되어서 오늘은 교회 등록 신청을 하고 왔습니다.
이번 ezra집회에선 놀라움과 충격, 부러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는 중2때 서울에서 대전으로 전학을 왔는데, 그 때에는 문화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습니다.
'대전은 왜 이런 것도 없어?'하는 식이었죠.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한 5년 정도 대전에 살다보니 그런 갈금함도 없어지더군요.
5년쯤 지나니 5년 전에 서울에서 경험했던 것이 대전에도 전해져왔고, 그 이후에는 서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 밖의 일이 되었거든요.
하다못해 크리스피 크림 매장이 생겨 서울 사람들이 너도 나도 먹으러 가볼 때, 그런게 있는지 조차 몰랐으니까요.
그러다가 이번에 새로운 문화들을 공급받으면서 '아 이런 좋은 것들이 있었구나'하고 감명 받았고 갈급함이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을 전도하기 위해 아주 다양한 방법(예를 들면 대학로에 가서 현대적인 감각의 찬양이나, 댄스 공연을 한다든지, 홍대클럽에 가서 그 주변을 청소하고 예배를 드린다든지, 영화를 소재로 설교를 한다든지 하는 여러 방법들)을 사용하는데,
지방에서 온 저로서는 그런 다각적인 방법들이 모색되고 시도되는지 이번에야 처음 알았습니다.
대전만해도 드럼 놓고 찬양하는게 최신(?)의 예배니까요.
무엇보다 감명 받은 것은 교인들끼리만 뭉치는게 아니라 세상 속에 나아가려는 모습이었습니다.
비들기처럼 순결한 맘을 가지고, 그러나 뱀처럼 지혜롭게 문화라는 도구를 잘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감명 깊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행사나 집회가 자비량이라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교회에 공짜는 없다랄까요? 적게는 3만원..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내야하는 행사들에 사람이 몰리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제가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는 무료로 해주고, '와라와라'해도 빼느라 바쁜데, 광고 한 두번이 끝인.. 게다가 자신의 돈을 들이는 집회에 잘도 모이더군요.
이번 집회만 해도 참가비가 2만원이었는데 사전등록 2500명에 당일등록 300명까지 모든 자리가 꽉 찼다고 하네요.
사전등록이란 말조차 생소한 저로선 이런 모습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라는 구절이 딱 맞지 않나 싶습니다.
좋은 행사들을 알아서 찾아다니고 기꺼이 자신을 위해, 하나님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는 사람이 참으로 많더군요.
끝으로 요즘 대전 온누리 교회를 나가면서 느끼는 것인데, 시스템이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한다는 느낌을 받던 예전과는 많이 다릅니다.
창의적이면서도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 많고, 팀단위로 움직이면서 좋은 인재가 적절히 배치되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대전 온누리 교회는 큰 규모가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시스템은 서울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예전 교회와 비교해보면 쳬계적이고 진보적인 느낌입니다.
새신자등록만해도 자연스레 교회에 속할 수 있도록 여러 배려와 장치들을 마련해놓았더군요.
무엇보다 서울의 각종 행사에 대한 소식도 계속 접할 수 있어서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그런 좋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서울이라고 뭐든지 좋은 것도, 또 큰 교회라서 뭐든지 좋은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지방에 살면서 위에서 얼겨했던 것들을 처음으로 접해보니 서울 사람들이 마구마구 부러워집니다.
찬양팀에 있던 7년 동안 해외선교를 많이 나가면서도, 정작 교회의 청년 대학부는 자꾸만 줄어드는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을 부르고 또 만나러 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춤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교회와서 동아리 활동하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니까요.
고기도 씹어봐야 맛을 안다고, 문화적인 것들은 일단 접해봐야 이것이 왜 필요한지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뭐, 결론은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이 부럽다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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