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게 하나님이란 다가갈 수 없는 멀고 먼 존재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하나님은 왜 선악과 따위를 만들어 인간을 시험에 들게 하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빌미를 남겨두었을까'하는 의문을 품었었다.
그 의심이 커지고 커져 중1부터 고2까지 교회에 나가지 않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멋도 모르고 4영리를 가지고 전도하던 나였다.
서울에서 대전으로 내려오고, 어쩔 수 없이 다시 교회를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나서야,
아.. 다시 나가야 하는구나 라며 교회를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했던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 그 분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것은 어렵게만 느껴졌다.
무엇보다 난 하나님이 무서웠다. 이러고 계속 교회에 안나가다 큰 사고 당하지..라며 두려워했고,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진노는 곧 닥칠 종말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 때 하나님에 대한 시각을 달리해준 사건이 있었다.
'믿음의 사람들'이란 음반을 듣고 있었는데 여러 CCM 사역자 분들이 참여한 음반이었다.
참 좋아하고 존경했던 강명식씨와 멋진 보이스의 한정실씨가 부른 '노아-무지개 축제'라는 곡이 있었다.
그 곳에 보면 하나님께서 쏟으신 그 많은 비와 물이 하나님의 눈물이었던가라는 내용의 가사가 있다.
그 비와 물을 하나님의 진노로만 생각하던 내게 그것이 하나님의 눈물이었던가라고
고백하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
또 하나가 있다. 아브라함과 이삭의 얘기를 보면서 난 이삭이 얼마나 삐뚤게 나갔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무리 하나님꼐 순종한다 해도 그것이 아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 때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너 나중에 이삭이 결혼할 시기가 되었을 때 그가 무엇을 했는 줄 알아?'
그 생각까지는 미쳐 못해봤다. 그냥 지레짐작으로 이삭을 걱정했었다.
답은 놀랍게도 '묵상'이었다.
아브라함의 명을 받은 종이 이삭의 아내 리브가를 데려올 때 이삭은 나무 밑에서 하나님을
묵상하고 있었다.
여전히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고 있던 이삭을 발견하고서야 모리아산에서의
그 날의 광경이 온전히 떠올랐다.
이삭은 아버지를 원망한 적이 없었다. 도리어 아버지보다 더한 믿음으로 온전히 믿고 있었다.
아들을 제단위에 놓고 칼로 내려치려던 그 순간에 만약 아브라함과 이삭의 눈이 마주쳤더라면
그 눈빛이 어떠했을지... 이제는 알 것만 같다.
하나님은 그렇게 차츰 내게 인격적으로 다가오시기 시작했고,
이제 내가 그 분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기를 원하신 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