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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은 이래 저래 제게 많은 변화가 생길 것 같습니다.
일단 복직도 하고, 근무학교도 다른 곳으로 바뀌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교회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옮기는 일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네요.
삶이 송두리채 바뀌는 듯한 느낌이에요.
대전에 내려와서는 고2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이런저런 의심에 서울에 있던 중1부터 대전에 내려온 중2~고1까지 교회를 다니지 않았었죠.
이 교회에 나가면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걸 배웠어요.
특히 대학1학년부터 찬양단생활을 하며 매주 4일 이상을 교회에서 보내기도 했고,
해외 션교도 5차례나 다녀왔었죠.
연약한 피부가 해외 선교만 가면 멀쩡하던 기적도 많이 체험했고, 심하던 편식도 뭐든지 먹는 식성으로 바뀌었죠.
찬양단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컴맹이던 제가 컴퓨터의 이런저런 기능도 배우고,
청년회지를 만들면서는 한글도 자유롭게 다룰 줄 알게 되었었죠.
기타도 칠 줄 모르던 사람이 떡 하니 50만원짜리 기타를 사서 치게 된 것도 찬양단 안에서였고,
혼자 이론책도 보고, 이 사람 저 사람 찾아가 레슨을 받으며 3년 넘게 노래 연습을 했던 것도 이 찬양단 안에서였죠.
무엇보다도 이 찬양단안에서 제 평생의 기도 후원자가 되어주신 선교사님을 만났고,
찬양의 감격과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도 수없이 많이 체험하게 되었죠.
지금은 그 선교사님의 사모님이신 분을 좋아하다가 심하게 상처를 받았던 것도 이 찬양단이었고,
다른 자매를 좋아하다가 그 자매에세 심한 상처를 줬던 것도 이 찬양단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이 교회와 찬양단은 제게 삶의 일부분이었죠.
그런 교회를 이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상의 교회가 완벽할 순 없겠지만, '저것은 아닌데'라면서도 따랐던 목사님의 결정들,
그리고 1년 뒤의 철회.. 또 한 번의 반복, 그로 인한 찬양단의 침체와 청년부의 비활성화..
교회와 찬양단을 향한 비젼과 여러 고민들을 나누고 싶어도 의견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던 현실들..
잇따른 교역자들의 사임과 6명이나 되는 장로님들의 교회 이적.
그리고 예수님의 삶과 성경의 가르침에 대해 배우고 싶은 제 욕망과는 달리
오로지 성령의 은사에만 집중되어 그것 외에는 별다를 것이 없는 설교에 대한 아쉬움..
이런 여러가지들이 얽혀 교회를 옮기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런 결정들에 대해 목사님이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목사님이 결코 나쁘신 분은 아니라는 겁니다.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봐왔고, 제가 힘들고 아플 때 기도도 많이 해주신 분입니다.
다만, 고집이 강하시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받아들이시지 않아서
많은 교역자가 쫓겨났었고(희망에 의해 사임하신 분이 손에 꼽을 정도죠).
교회의 발전에 대한 욕심이 크셔서 그로 인해 몇몇 실수를 하셨었습니다.
뭐랄까.. 같이 꿈 꿀 사람을 찾기 보다는 먼저 꿈과 계획을 다 세워놓고
교역자나 성도 모두가 자기 꿈을 쫓을 것을 주장하시는 편이죠.
이 과정에서 독단이라는 비난도 많이 받으셨고, 교회가 인간관계중심보다는 늘 사역중심이었죠.
그래서 교제에 참 인색한 교회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과 나 자신의 관계만 확실하면 모든 것이 문제 될게 없다라는 입장이죠.
그럼에도 분명 이 교회는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 그 중에서도 특히 구제와 선교를 충직스럽게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픕니다.
제 기도 후원자가 되어주신 선교사님이 이 목사님의 아들이라 교회 옮기는 일로 관계가 서먹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저러한 고민으로 지난 5개월을 보냈고, 최근 한 달 동안은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마음 고생이 심하기도 했습니다.
꿈만 꾸면 이 문제가 나왔었죠.
하지만 이제 새로운 공동체로 제 몸을 던지기로 결정했습니다.
공동체에 소속되어 많은 교제와 함께 예수제자훈련 같은 교육과정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그 곳에서 또 많이 깨지고 다듬어지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다닌 교회에서 이러했으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계속 악화만 될 것 같네요.
사실 지금 거의 1년째 교회에 잘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노라면 그렇게 괴로울 수가 없거든요.
때론 많이 아는 것이 독인가 봅니다. 차라리 교회의 이런 저런 사정을 모를 때가 속 편했던 것 같습니다.
교회를 옮기기로 결정하고도 여전히 꿈에 나와 힘드네요.
이것이 도피가 아니라 믿음의 모험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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