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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링크에 있는 "시각의 차이"라는 제목의 게시물로 트랙백 되었습니다.[[}]]
이 글은 리디님의 376번 머릿글 '시각의 차이'에 말을 이어서 적은 것입니다. 분량의 크기로 게시판에 별도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는 지적으로 다시 옮겨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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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글에 대하여 거듭 읽히는 부분에 대한 한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전부터 정치문제는 여러 민감한 사안들을 많이 품고 있기 때문에 사안별로 접근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정치적 주제에 대한 비판은 50대50의 비율이 안전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두 거대 정치인이 정치공간의 담론을 장악하고 있을 때가 그랬고, 진보와 보수, 여와 야, 급진과 온건의 비중에 대해 자연스럽게 함께 언급하게 되는 것은 글쓰는 이가 그것이 안전한 방법임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이 흔히 문제가 되는 양비론의 맹점, 견해의 정치화를 가져오는 문제점은 후에 이야기하더라도 글이 품고 있는 문제제기 자체를 모호하게 만들어버리는 위험의 한 가운데 있는 것 때문에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위 글을 비롯한 여러 글에서 반복하여 글쓴님 께서는 열린 우리당이 탄핵문제로 취하는 정치적 반사이익을 취하기에 합당한 그릇이 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탄핵에 반대하는 많은 이들이 노무현의 대통령직 수행에 있어서 노출된 문제점에 대해 부인하지 않듯이 이 점에 대한 지적은 타당합니다. 문제는 이것을 풀어나가는 관점에서 자꾸만 발견되는 정치냉소의 조그만 싹입니다.
언제나 선거전 여론조사에 있어 발생하는 최대변수는 부동층입니다. 여론조사에 있어 백지로 나타나는 이들의 마음을 읽고 가져오는 것. 이것이 후보들이 골몰하는 가장 큰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현재의 열린우리당의 새로운 지지자들은 기존 정당의 지지자들과 부동층의 유권자들이 마음을 돌린 경우일 것이겠죠. 이들의 지지를 새로이 얻은 정당은 이것을 지키며 동시에 보다 분명한 선거승리를 얻기 위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입니다. 더해진 지지자들의 퍼센티지를 그릇에 비해 과분한 것이며 이와 관련한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의 정치적 견해표명(가령 대표의 의혹제기와 같은 경우)를 선동이라 이해하는 것은 대권도전을 위해 절치부심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대통령병환자라는 비아냥을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 이 말이 오해를 불러올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순수성을 댓가로 정치적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그런 주장을 비판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옳은 비판입니다. 하지만 제가 갖는 문제의식은 그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의원도 대통령도 없는 열린우리당이 취할 수 있는 정치적 스탠스는 우리가 지지율 상승으로 예상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는 데 있는 것으로 말씀하신 것과는 이야기의 대상을 조금 달리합니다. 열린우리당에게 얻어진 지지율의 더하기는 그 자체가 그들을 구속하는 기준이 되어줄 것이고 이와 부딪히지 않는 정치적 액션을 취하기는 어렵고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탄핵안 가결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거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의혹이 아니라 실제 대통령 탄핵사유를 추가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고 탄핵에 대한 소견을 밝힌 법무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한나라당의 새 당대표가 선출되고 전열과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정리되면 이 문제는 이전보다 더욱 신속하게 현실화될 것입니다. 시민들의 새로운 지지율에 담긴 기대라는 핵과 여전히 강고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바운더리 사이라는 아슬아슬한 틈에 있는 것이 지금의 열린 우리당입니다. 이러한 지형의 정당의 대표가 민생투어를 하면 쇼가 되고 탄핵안 가결후 눈물을 흘리면 작위적인 것으로 비친다면 대체 그 정당은 총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떻게 아직도 견고한 지역과 언론의 불공정의 틈바구니 속에서 움직일 수 있겠는지 묻고 싶습니다. 공정히 깨끗하게 선거를 준비하면 됩니까. 그건 탄핵 전 국회의 협조가 불가능한 현실의 노무현대통령에게 언론탓만 하지말고 정도를 걸으면 된다는 식의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 거냐고 되묻지 않을 도리없는 답답한 경우와 똑같습니다.
정당은 보다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자 노력합니다. 과거에는 그것이 지연과 같은 사람사이의 연줄에 기초한 생래적인 것이어서 합리적이지 못했고 이것을 해결할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의 탄핵정국을 친노-반노로 구분하는 것은 상당히 유치한 것이지만, 그러한 비난마저도 충청도-전라도-경상도 의 대립각으로 정치지형이 형성되던 과거에 비하면 여러걸음 앞으로 나아간 정치현실을 반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그렇다 하고 민주노동당이 아닌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오르는 것은, 계량하기에 부족하지만 정동영 의장의 그리 예뻐보이지 않는 선동 뿐 아니라, 권영길 후보의 출마예정지인 창원의 구명회 후보와 같이 다른 정당이, 심지어 민주노동당조차도 미처 주목하지 않은 후보를 공천하여 선거를 준비하는 등의 준비도 있었기 때문입니다(구명회 후보는 창원특수강이라는 회사에서 일하는 지체장애인협회 임원입니다). 정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바꾸기 위해 용기를 내어 참여하는 일도 마다않는 리디님께서 탄핵안 가결로 인해 여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문제에 대해 거듭해서 정당 자체의 부족함을 이유로 비판하시는 것은 이런 점에서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기존 보수정당에서 드디어 정을 뗀 유권자들이 있었다면 이들의 긍정적인 정치적 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노력을 민주노동당에서 경주하였는지 그 일례로서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공식적으로 읽을 수 있는 몇가지 입장표명을 보겠습니다.
<탄핵정국과 관련한 권대표의 논평>
"대통령의 무모한 총선 발언과 측근비리.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진지한 사과를 기대했는데 국민들에게 느닷없이 총선과 재신임을 연계한 폭탄 선언은 망발"이라며 "애초부터 총선.재신임 연계 전략을 쓰고 싶었는데 이왕 탄핵이 발의됐으니 이참에 연계전략을 쓰자는 잔꾀에 불과하다"
라거나,
<권영길 대표의 선대위 브리핑>
"16대 국회는 끝까지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다. 이것만으로도 모든 국회의원이 낙선대상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에 모든 것을 내던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야당이 추진하는 탄핵은 정쟁국회를 또 한번 만들자는 것이며, 국민을 불안케 하고 수습도 되지 않는 행태다"
"현장을 다녀보면 서민들은 먹고살기도 바쁜데 또 다시 정쟁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아예 관심도 없다. 민주노동당은 이런 정쟁판에 끼어들 필요가 없다. 전 당원들과 전국의 후보들은 서민·민생정치에 전념하길 당부한다"
라는 대표의 말들은 노무현의 경솔하다는 언행만큼이나 '부적절'해보인다면 너무한 것인지요.
잘못이 양측에게 있다는 권대표의 말은 지극히 옳습니다. 그런데, 촛불시위에 모여든 이들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권대표로 대표되는 민주노동당의 입장과 태도는 너무나 분명하여 역설적으로 모호합니다. 이 외에도 민주노동당원인 이들의 말 가운데는 탄핵정국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노무현대통령의 음모론이나, 촛불시위가 노사모들의 부추김과 노대통령의 작전대로 움직여지는 불쌍한 우리국민들이 모여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개탄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차마 말하고 싶지 않지만 진중권 같은 명망있는 민주노동당의 칼럼니스트들의 광화문을 가득메운 이들을 향해 '노빠들은 역시 부흥회체질'이라는 식의 비상식적인 발언은 굳이 이야기 하고 싶지 않군요(독립신문의 신혜식이 같은 말을 했다고 해도 믿었을 것입니다). 야당과 여당, 대통령에게 정치적 이슈에 대한 액션에 대하여 비판이 가능하듯이, 이번 정국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액션은 그다지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지세력이 사안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반응이며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탄핵에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노빠라는 여유로운 관점으로 사태를 보도하는 신문사들의 현실인식에 오류가 있다는 것은 한번이라도 직접 모임에 참여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의 이 사건에 대한 너무나 공평무사한 태도와 기존 지지인들의 독설에 가까운 태도도 그들의 현실인식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여 지지를 거두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수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 보기좋게 정리해주신 지지율 도표에 대한 언급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판세에 대한 분표도를 세우기 위해서는 도표의 대상에 대한 적시가 필요합니다. 위의 여론조사 도표에서 이상한 것은 민주노동당의 로고와 표시색이 표기되지 않은 것이지 한곳에서의 우세도 얻지 못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표기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리디님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좀 더 많이 가지고 싶은 마음에 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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