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제정된 도시철도법에서 규정한 지하철 객차의 수명은 25년. 이달 15일로 국철 1호선은 개통 30년을 맞이하게 되지만 초창기에는 운행편수가 적어 본격적으로 객차가 배치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이다. 따라서 현재 운행되는 대부분의 객차는 20년 정도 된 것이 대부분이라 아직 5년 가량 더 사용할 수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철도청에서는 지난해에만 수십억을 들여 110량을 새로 들여왔고 올해는 20량이 새로 교체될 예정이다. 몇 해는 더 달릴 수 있는 객차를 아무 이유없이 폐기해버리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로 인한 모든 비용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광역철도본부 김정근 영업팀장(48)은 "내구연한이 25년이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빠르게 노후화가 진행되어 통상의 유지보수만으로는 열차를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한 "철도 서비스의 질에 대한 시민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선 신차 도입이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직장인 진희연 씨(30)는 "경제도 어려운데 몇 억씩이나 하는 전철을 수십대나 사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인천 동암에서 서울 시청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김윤석 씨(28)는 "지하철이 무슨 자가용이냐. 페인트 약간 벗겨지고 냉방 좀 약하다고 이렇게 혈세를 낭비한다는 게 분통이 터진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