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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복음서를 읽으며 만나게 되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 중에는 훗날 신앙의 관점에서 평가되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박(薄)하지 않나 싶어 동정이 가게 되는 이들이 몇 있다. 유대지역의 분봉왕 헤롯나 총독 빌라도, 헌금을 하기로 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일부를 숨기려다가 저세상으로까지 가버린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그렇다.
성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두 통치자의 공과는 헤롯왕의 경우는 저 끔찍한 유아살해명령만 아니라면 세례 요한의 쓴 소리에도 부끄러워 할 줄도 알고, 또 정치적 반대파라고 무조건 잡아죽이지도 않을 정도의, 무소불위의 권한이 허용되던 그 먼 옛날의 통치자로서는 나름의 위정자로서의 이성을 지닌 이었고, 빌라도총독은 공의로운 재판관 까지는 못 되더라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도는 분별할 줄 아는 역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친 당시의 유대 제사장들과 율법가들을 대신하여 사도신경에 매번 등장할 정도로 악명을 떨치게 된 것일까. 무언가 통속적인 교훈 - 지도자는 책임이 막중하다, 는 식의 - 을 주려던 것일까.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그래서 천국에는 들어갔을까. 혼자하는 성경묵상은 오늘도 떠오르는 질문들로 둥실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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