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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이틀에 한번으로 밤에 잠이 찾아와주는 까닭에
주말이 가까와 오면 몸이 고단해 진다
오늘은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와
먼 곳에서 벗이 보내준 소포가 온다는 소식에
오후 3시가 채 못되어 방으로 돌아왔다
잠깐 누웠을 뿐인데 몸이 덜덜 떨리더니
약기운이 전신의 핏줄을 하나하나 질러가는 것처럼 기운이 없어지고서는
손에서 탁, 하고 떨구어 놓듯 마음을 놓친 채 잠이 들었는데,
의식이 돌아와
벽 한쪽 구석에 덩그러니 놓인
창 밖을 보니
햇살이 다 스러져가는 저녁 끝무렵이다
게다가 잠든 그새 비겁하게도 지구의 중력은 더 강해져서는
내 몸을 굉장히 무겁게 느끼도록 만들었는데
뒤뚱거리며 일어서려고 하는 중에 옆 집에서 밥 짓는 소리가
차르륵/차르륵/차르륵/차르륵/
가만히 그 압력밥솥의 추가 움직이며 내는 소리에 고개를 숙이고 귀를 기울이는데,
어딘지 모르는 아주 먼 곳으로
기억은 내버려둔 채 영혼만 옮겨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느낌을 기억해두고 싶어서 - 조금 울고서는
일어나 낮에 있던 곳으로 발에 익은 낡은 신을 신고 밖으로 나왔다
중력은 그새 다시 이전으로 돌아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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