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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 을지로라는 주소 위에 있는 '국립 의료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았다. 통증이 하루를 꼬박 가는 통에 오늘 들여다 보니 혈액을 채취하기 위해 주사바늘이 꽂힌 오른쪽 팔 안쪽에 지름 2인치 정도의 보라색 멍이 들어있었다.
열다섯 번 정도 헌혈을 했어도 이런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단순히 혈액채취와 헌혈은 기술적으로 다르기 때문인지 알수가 없다. 채취당시에도 무척 아파서 지혈 솜을 떼고 보니 바늘이 꽂힌 바로 그 자리가 마치 혹처럼 둥글게 부풀어 올라서 좀 섬뜩한 생각이 다 들었었다. 게다가 지혈 솜을 문지른 것도 아닌데 멍은 또 왠 것인지.
정신없이 북적이는 동대문 운동장 주위 상가를 지나 들어선 병원은, 병(病)이 더 심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심(甚)한 생각마저 들 정도로 방금 지나쳐 온 남루하고 고단한 느낌의 거리 상점들이 갖는 느낌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었다. 의료진도, 건물도 모두 피로해 보인다. 그야말로 감정이입(感情移入).
주말에 계획한 헌혈은 이래저래 뒤로 미뤄야 할 모양이다. 문득 생각이 나 확인해보니 아직 마지막 헌혈일에서 두달도 지나지 않았다. 다음 주부터 장마가 머무른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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