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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 비즈킷(Limp Bizkit)이 부르는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더한 노래도 많을 테지만, 듣고 있노라면 노래에 분노를 담으려면 이 정도의 힘은 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어떤 확신 같인 게 머리칼을 그래픽 이퀄라이징 막대 처럼 뻗치게 만든다. 그렇게 쉴새없이 쏟아내는 가사(rhyme)들은 또 어찌나 그리 딕션(diction)이 정확한지 몇번만 들으면 받아적을 수 있고 더 들으면 따라 부를 수도 있을 정도다(실제로 불러본 바에 의하면 그러나, 랩에 힘이 실리지 않아 퍽이나 어설프고 우스웠다). 랩의 힘에 노랫말의 메시지에 담긴 공격성 까지. 주먹이 불끈 쥐어지고 온 몸은 팽팽하게 긴장한다.
그래도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인지,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다. 가사 하나하나가 귀에 콱콱 꽂히기 때문에 듣는 중에는 노랫말의 분노와 증오에 편승해 이를 즐기는 수밖에 달리 면할 도리도 없다. 짐작컨대, 그러한 노래 방식이 영혼의 간강에까지 그리 좋지만은 않은 탓이 아닐까. 담배가 폐와, 폐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는 피를 더럽히는 댓가로 마음의 긴장을 달래줄 수 있는 것처럼, 림프 비즈킷의 노래는 영혼을 아프게 하는 댓가로 분노와 증오를 담아 노래하고 듣는 즐거움을 준다.
(림프 비즈킷이란 '눅눅한 비스켓'이라는 뜻의 말을 발음나는대로 조금 비틀어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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