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섬 바닷가 - 숨바꼭질(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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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II)

   posted at 2004-04-07 09:58:07
2199 hits  1 comments

is level 0  llllllllll

퍼머링크 : http://reedyfox.com/island.php/june/67 [복사]
http://reedyfox.com/island.php/june/67

얼마나 오랫동안 술래를 괴롭힌 셈이 될까.
몸을 숨기기에 넉넉히 큰 기둥 뒤에서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진작에, 숨바꼭질은 끝나고
술래와 아이들은 모두 집에 돌아가
이 고요한 기둥들의 무덤터엔
나만 혼자
이제는 오지 않을 술래를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

하여 오늘도
마음 속 부끄러움을 고백하는 대신
식어가는 체온으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을
두려워 하며 체크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내 몸을 대신해 쓰러뜨린 빈 잔이 늘어갈 수록
술래를 기다리는 마음이 절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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