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리디가 허락해준 글 쓰는 공간에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해 본 기회는 많지 않지만, 다른 미디어와는 달리-정치주제에 국한했을 때-글을 쓸 권한이 주어진 사람이 글을 읽는 사람과 다른 점은 '글의 주제를 정하는 것' 정도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글 쓰는 이가 자기주장을 구구절절 이야기한다 해도, 읽는 사람역시 이에 대해 구구절절 반박할 수 있고, 여기에 다시 글쓴이, 또는 글쓴이에 동조하는 다른 읽는 이가 재반박할 수 있는 과정이 보장되기 때문에 글의 주제에 대한 당부(當否)는 결국 글쓴이의 애초의 의도나 주장이 아니라 이에 대한 공격방어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밝혀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눈치 챈 이도 있겠으나, 이것은 마치 민사소송절차에 있어서 판결을 확정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사실관계의 확정-형사소송과 달리 전(全) 실체진실관계의 발견은 민사소송의 지향하는 바가 아니므로 범위를 한정하는 용어를 사용하였다-과 관련하여 원고는 단지 (1)청구취지를 통한 소송물(訴訟物)을 확정하고 (2)피고가 누구인지를 주장할 수 있는 지위만이 인정되는 것과 대단히 흡사하다.
닮았다니, 그렇다면 법관은 누구인가? 라고 반문할지 모르나 질문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글을 읽는 모든 이는 법관, 혹은 참심제(參審制의) 배심(陪審, jury)의 입장에서 글쓴이가 주장하는 청구의 당부를 판단할 권한이 웹 페이지를 읽는 순간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그냥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742번 글에서 읽히는 헌법학자 김철수의-김철수는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에 대해 그들이 민의를 반영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월간조선 2004년 4월호에 기고한 바 있다- 인터넷에 대한 혐오에 가까운 거부는 이해할 수(understandable, not agreeable, I mean) 있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과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와 이상돈(李相暾)에 대한 공부가 일정한 부분만큼 채워진다면 이 글을 주제로 체계적인 칼럼 글을 쓰는 위험-나는 관련분야에 대해 학습 경험이 없는 무식꾼이므로-을 감수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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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
한글 2002에서 맞춤법 검사를 하면 위의 글에서 첫 문장인 '리디(Reedy)가'는 잘못된 표기이므로 (1)디디가, (2)리드가, (3)리니가, (3)리디아 중 하나로 고칠것을 권하는 메시지를 읽게 된다. 리디형제에게 여동생이 있다면(누나는 안됨!) 아마 위의 네가지 가운데 하나로 불러주어도 어울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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