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고속도로에 사고가 나는 바람에
내가 다니는 4번 국도로 많은 차들이 몰렸다.
특히, 대형화물차량이 몰리는 바람에
간선도로까지,....
거대한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그러잖아도 월요일 아침이라
조금 앞당겨 출근했었지만
예상치 않은 변수로
10분거리의 출근길이 ......자그마치 40분 걸렸다,
차에 오래 갇힌 덕분에,
여유있게 립스틱 바르고,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를
거꾸로 돌리고 또 돌려서
열번도 넘게 들었다.
(남성합창단CD에는 Pilgrim's Choir라고 되어있어서,
그런줄 알았는데, 박식한 친구가 귀띔해 줬다.
'니벨룽겐의 반지'...라고)
예전부터, 남성들의 웅장한 소리를 좋아했지만, 이 곡에서는 베이스 ...
그 ...깔리는 베이스 소리가 너무 환상적이었다 .
들어도 또 들어도 또...또 들어도 좋았다.
이것이 니벨룽겐의 반지였구나....
나는, 매끈하고 화려한 테너보다,
물소리 섞인듯한 바리톤이 더 좋다.
합창에서는 특히 멋진 저음을 내는 사람을 너무좋아한다.
바리톤을 전공한 큰오빠의 영향인지도 모른다
큰오빠가 노래할때, 바로 곁에서 들으면
피아노 반주소리는 전혀 들리지않는다.
대신, 와랑와랑거리는 큰 물소리
마치 폭포 앞에 서 있는것 처럼....
온몸이 소리로 뒤덮이는 기분이다.
멀찍한 무대에서, 음악으로 들을 떄 느끼는 감동과는
또 다른 특이한 느낌이다.
사람의 몸에서
저렇게 크고, 화려하고,
웅장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참 경이롭기까지하다.
혹시,
하나님도 바리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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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출근길 짜증도 다 잊어버리고
바보처럼 빙긋 웃으면서 차에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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