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척거리는 장맛비와
미친듯한 태풍이 휩쓸고 나니
습기찬 더위만
온 몸을 휘감는다.
한 학기의 마무리 즈음해
돌이켜보니
학기 초에 품었던
원대한 꿈들이
아스라히
바스라져가는 느낌이 든다.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더불어 웃고 울고 호흡하고 섬기면서
그렇게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었는데
아침에 교실에 들어가면
청소지도를 겸한 잔.소.리.에
복장단정을 외치면서 몸.수.색.
손톱 매니큐검사,
귀걸이, 목걸이,반지검사.
각종 납부금 미납학생 독려 및
지각생 단속까지
잡다한 업무를 보다보면
벌써 맥빠지고 피곤한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이윽고 차례로 돌아가면서 준비한
'3분 스피치' 시간.
아이들의 다양한 발표를 들으면서
조금 긴장이 풀어지는 것 같다가도
'영어회화시간'에 이어
'10분 독서시간'에는
독서지.도.를 하느라
정작 나는
독서 삼매에 빠질 수가 없다.
매일아침 50분간 계속되는 담임교사 시간에
어설픈 초임담임교사가 느끼는 고달픔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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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3일 앞두고
새롭게 파마를 해서 나타난 용감한 녀석....
한참 전에 파마를 다 풀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머리가 다시 곱슬해지기 시작하는 녀석...
끝없이 지각을 반복해서 내 성격을 테스트하는 녀석....
아무리 단속해도, 손톱매니큐어는 계속되고
목걸이, 귀걸이와의 전쟁은 끝이없다.
사소한 일에 에너지가 뺏기면서
무더위까지 겹치니
정말이지 '지친다'는 말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마치 두더지잡기 놀이를 하는것 같다.
여기서 불쑥! 저기서 불쑥!
끝없이 나를 긴장하게 하는....
이 무더운 오늘
나를 꼼짝못하게하는 피로감은
넉넉하지 못하고
너그럽지도 못한 내 성품이
한 몫을 하는것 같다.
이래서 재충전을 위한 방학이 꼭 필요한가보다.
나는 지금, 거의 밧데리가 방전될 지경이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
애들도 그렇겠지. 그럴거야....
오늘 아침, 마음을 조근조근 가라앉히고
아이들에게 방학중 계획을 세울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실천사항까지 덧붙여서 기록하도록...
나도 방학중 계획을 세워야겠다.
그래
같이 실천해보자.
재충전해서
개학때는 다시 싱싱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길 바라면서...
무더위에 지치지말고 새롭게 새롭게 되길 바라면서....
파워 업~~
명 오늘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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