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하십니까? (요한 20장 19-23절)
 | 그 날..아마도 그들은 예수님의 제자가 된 이후로 가장 무서운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였을 것이다.
새벽에 벌어진 시신 도난의 소동은 전 예루살렘을 휩쓸었고, 감히 유대인 중에 어느 누가 부정한 시체에 손을 대겠냐며 과연 예수의 제자들이 제 정신인가 아니면 정말 선생을 잃어서 그들이 미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했다.
한편 당사자인 제자들은 정말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 새벽에 달려온 여인네들이 느닷없이 예수님이 부활하셨다고 하여 무덤에 가보았던 것이 화근이었다.
아무 것도 없는 텅빈 무덤.. 오직 예수님의 시신을 둘렀던 수의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빈무덤만 구경하고 돌아온 그들을 맞이한 이야기는 예수님의 시신이 도난당했다는 것이고, 그 범인이 바로 제자들이라는 것이었다.
제자들은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았지만, 이내 자신들이 유대 원리론자들인 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의 표적이 되었음을 깨닫고 제자들 만의 어떤 자리로 숨어들었다.... |
라는 것이 오늘 본문의 상황이라고 상상하는 바이다.
실제로 본문에서도 제자들은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 문까지 닫아놓고 숨어있었다(19절).
유대 율법으로는 시체를 만지는 것도 부정한 행위라 하여 까다로운 정결 예식을 거쳐야 했는데, 하물며 시체를 훔치고 헛소문을 퍼뜨리려 했다고 덮어쓰게 되면 그들은 바로 돌맞아 죽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숨죽여 어떻게든 살아남기를 원했던 그들 앞에 갑자기 스르륵 한 형상이 등장했다.
이런 소리와 함께..
|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찌어다." |
참..예수님은 뜬금없는 분이시다. 제자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해주신다면, 유령처럼 스륵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좀더 그들의 심장을 안정시켜줄 방법으로 노크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닫힌 문을 통과하여 스륵 나타나신 것이다.
가뜩이나 놀란 그들에게 어디론가 사라진 예수님이 등장했으니 그들의 심박수는 엄청 올라갔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깜짝 쇼(?)를 보여주신 예수님의 첫마디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찌어다" 였다.
심장이 벌렁 터질 것 같은 그들에게 예수님은 자신을 보고 안정을 취하라는 소리를 하신다.
혹시 모른다. 도마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그의 성격상 버럭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놀랐잖아요...~!!!"
주님이 그렇게 등장하신 후 제자들에게 자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기뻐하였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었다.
왜 기뻤을까?
예수님이 살아돌아오셔서? 아님..그들의 시신 도난 혐의가 벗겨지게 될 것 때문에?
이제 죽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뭐 이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 동안에 예수님은 바로 다음 행동을 취하신다.
|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찌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
라는 말씀과 동시에 그들을 향해 숨을 내쉬신다.
| "성령을 받으라..." |
성경엔 참 재밌는 시스템이 있다. 인터넷 용어로 얘기하면 "하이퍼 링크"라고 하면 이해가 쉽게 될 듯하다. 익숙한 말로는 "
관주"라 하겠다.
성경의 이 부분과 저 부분이 이어질 수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쉽게 말해 성경이 하나님의 하나된 말씀이라는 통일성의 증거라 할 수 있는 여러개의 연관된 구절 말이다.
요한복음에는 특히 이 "링크"가 요한복음 안에서 서로 연결되는 것이 꽤 있다.
우리가 지금 보는 이 본문도 비슷한 링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요한복음 14장 26-27절이다. 보혜사 성령님을 제자들에게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 주님이 또 하나의 선물을 주시는 장면이다.
|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
평안과 평강은 똑같은 뜻이니..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단어는 이 단어와 같이 쓰이는 "성령"이라는 단어이다.
요한은 그의 복음서에서 평안과 성령을 이 두 군데에서 같이 보여준다.
두려움에 빠진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그들에게 평안(평강)을 주시며 안정감을 느끼게 하신다.
그런데...또 성령까지 주신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히브리 단어 "
샬롬"을 고찰해보도록 하자...왜냐..예수님은 제자들을 상대로 헬라어보단 히브리어/아람어를 썼을테니...
히브리 단어 "샬롬"은 그 뜻이 "평화, 평안"이다.
그러나 그 안에 속 뜻이 있으니, 그 중 하나가.."꽉차다"라는 뜻이다.
가득 부풀어진 풍선이 그 안에 공기로 가득찬 것 같은 상태라는 것이다.
그럼 히브리인들이 말하는 가득차서 부족함 없는 "샬롬"상태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하나님으로 가득찬 생활"일 것이다.
주님은 말씀하신다. "성령을 받으라"
우리의 삶이 진정 평안해지려면, 부족함없는 빵빵한 상태가 되기를 소원한다면, 주님이 주시는 평안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듯...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않은 진정한 평안은..바로 성령님께서 우리 삶 가운데 가득차 있는 삶이 아닐까?
예수님의 부활 사건이 마냥 두려웠던 제자들..그들이 성령을 받은 다음 가장 먼저 한 일은 숨어지내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놓고 예수님을 증거한 일이다. 무엇이 그들을 밀폐된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이끌어내었을까? 그것은 성령님이 그들 안에 계시기 때문에 생긴 평안 때문이 아니었을까?
주님이 주시는 그 평안은 돈도, 권력도 명예도 아닌 바로 성령님과 동행하는 삶에서 비롯된다...
그 방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제자들을 안정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에 너무 버거워 힘겨워하는 우리들을 안정시키는 가장 뛰어난 방법..
그것은 우리 안에 성령을 모시는 것이다.
성령이 우리 안에 빵빵하게 계실 때에야 비로소 "평안"이 가득해 진다는 그 사실...
지금 내가 평안하지 않다면,무언가로 인해 불안하고,힘들다면 한번쯤 생각해 보고 기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하나님께서 주시는 성령이 내 안에 넘치게 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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